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당내 장애인위원회 행사에서 “정치권에 정신장애인들이 많다”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3일 베트남 여성 선호 발언으로 비판받은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수준낮은 인권감수성을 다시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 축사에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정신장애인”이라며 “정치권에 와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신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장애인 행사에서 한 것이다. 게다가 이날 행사는 민주당의 장애인 당원들이 중심이 돼 마련한 행사였다.
이 대표는 이 발언에 앞서 “요즘은 좀 낫지만 옛날 산업화 초기에는 공장에서 일하다 산재로 그렇게 (장애인이) 된 사람이 아주 많았다”며 “물론 선천적인 장애인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된 분들도 많아서 저도 굉장히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 신체장애인들보다도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말했다가 “아, 제가 말을 잘못했다”며 급히 실수를 인정했다.
이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드러낸 발언을 한 것은 이번달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3일에는 국회에서 찐딩중 베트남 경제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사람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아주 많이 하는데 다른 여성들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여성을 남성의 선택 대상으로 보는 성차별적 시각이 담겨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이후 민주당이 서둘러 낸 내놓은 사과문 또한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 변명하는데 그치고 있다.
민주당은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깊은 유감을 표하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