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몇 켤레씩 있어요?

한 때 신발이 넘쳐 나던 시절이 있었다. 이멜다의 구두만큼 3천 켤레까지는 아니더라도 70여 켤레에 가까웠다. 계절마다 6∼7켤레의 구두와 운동화·샌들·슬리퍼까지 다양하다. 그리고도 틈만 나면 신발사냥이라도 하듯, 신발을 광적으로 좋아했다. 나중에는 노란 구두, 빨간 구두도 생기고 운동화도 각양각색으로 늘어났다. 옛날 털신도 시장통에서 눈에 띄어 샀다. 남자고무신은 편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 넣으면 정말 예쁘다. 종류별로 다양한 신발이 아무리 많아도 하루에 한가지 밖에 신지 못하는 비애, 아시죠?

어라, 책상 밑에 웬 신발이 이리 많나? 종류도 다양한 신발이 다섯 켤레다. 운동화, 슬리퍼, 구두, 장화, 등산화. 아하! 이런 방법이 있군.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이렇게 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신발을 바꿔 신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잊고 지내던 옛 생각이 떠올라 물었다.

“어휴, 말도 마세요. 산불 나면 산에 가야죠….”

논에 나갈 일이 있으면 장화를 신고 들에 나갈 일이면 운동화, 실내에선 실내화, 산에 오를 땐 등산화…. 이런 식으로 생활하니 책상 밑을 신발장으로 쓴다는 한 공무원의 말을 듣고 가슴이 찡했다. 모양 내느라고 신발타령을 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신발 옆에 있는 발 마사지 판이 애처로워 보인다. (사진 찍어 뒀어요. 보고싶으신 분은 연락주세요.)

“나는 차 트렁크에 삽을 싣고 다녀요.”

옆에 있던 사람도 한마디 거든다. 차 트렁크에 삽뿐만 아니라 낫도 싣고 다닌단다. 왜 싣고 다니는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시죠? 시의원이라는 분의 말을 듣고 나니 직업의식이 발동해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솟아났다. “의원님 시간 좀 내주세요. 사진 찍게요∼.”

“전부 그래요, 볼래요?”

신발에 감동 받은 며칠 후, 우리 동네 동장님을 만나 이야기하니 공무원들 대다수가 그렇단다. 동장님은 무릎까지 오는 긴 장화를 보여주며 웃었다. 일하다가 행사장에라도 갈 일이 생기면 깔끔한 구두를 신어야 하니 여벌 구두는 항상 준비해 놓아야 한단다.

아는 만큼 생각하고, 아는 만큼 느낀다더니….

나는 신발을 그저 패션소품의 한 종류로만 생각해 왔으니 그 깊은 뜻을 어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랴. 정말 아는 게 별반 없는 인생을 살아왔다는 생각이 또다시 들었다. 이제 용인에서는 잘난 척하며 돌아다닐 수 없을 거 같다.

흠∼. 잘난 척하는 재미로 살아온 내가 아닌가. 어쩌면 좋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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