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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요원·박지원씨 부부.

얼마 전, 한참 인기를 얻고 있는 탤런트 이요원(22)씨가 한 젊은 사업가와 결혼을 했다. 그녀의 갑작스런 결혼 소식에 좀 황당하긴 했지만 젊고 유능한 두 남녀가 만나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합하는 것은 앞 뒤 재볼 것 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를 접했던 순간 마음 한 구석에 씁쓸함이 배어 나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두 사람의 결혼은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주례·사회·축가의 유명인사 퍼레이드는 둘째로 두더라도 초호화 결혼식장에 1·2차로 나뉘는 신혼여행, 그리고 압구정동의 신혼집까지.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 무엇하나 흠잡을 데 없는 결혼이었을 것이다. 다만 결혼식장의 삼엄한(?) 경비가 나중에 이야기 거리로 제공됐을 뿐이다.

나는 이들의 호화결혼에 딴지를 걸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단지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요상한 결혼문화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꼭 식장에서 ‘딴 딴 따 단∼’하는 음악과 함께 신랑은 까만 옷, 신부는 하얀 옷을 입고 식장을 꽉 채운 하객들의 우렁찬 박수소리를 들어야만 할까? 또 마치 유럽의 성처럼(사실은 전혀 비슷하지 않다) 만든 조악한 궁전(?) 웨딩 홀에서 30분만에 인사하고, 갈비탕을 먹기 위해 줄을 서야만 하겠냐는 말이다.

게다가 식이 끝나면 ‘폐백’이라는 게 있어서 신랑 측 친지가 많기라도 하면 신부는 다리가 붓고 배가 등가죽에 붙어도 하루종일 수십 번 절을 해야 한다. 거기다 빼놓을 수 없는 게 ‘혼수’다. 부부 사이의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심지어 살인까지 부르는 이상한 문화가 바로 이것이다. 사회에 나와 힘들게 번 돈이 결혼을 하면서 한 순간에 없어지는 것이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그 나라의 문화를 대변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결혼식은 서양의 형식만을 따라하기에 급급하고 전통혼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그렇다고 필자가 전통혼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 또한 짜여진 틀에 끼어 맞추기인 셈이니까).

좀 식상한 문구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꼭 웨딩 홀이 아니면 어떤가.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장소와 복장으로 가까운 사람들의 축하를 받는 개성 있는 결혼식을 하는 게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또 몇 년 살면 헐어지는 혼수품을 챙겨 가는 것보다 결혼 후에 부부가 함께 마련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서오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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