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전용 화장 이어 스파도 등장
업체 “올바른 화장법 가르치는 것” 주장
키즈 메이크업 시장 매출 64% 증가
전문가 “미디어 영향 받는 아이들…
외모 집착 부를 수 있어 우려”

뷰티스파 서비스를 받는 어린이 ⓒ여성신문
뷰티스파 서비스를 받는 어린이 ⓒ여성신문

편한 의자에 앉아 분홍색 가운을 입고 풋스파를 받는 중 전문가가 정성껏 네일케어를 해준다. 이어 얼굴에 쿠션을 두드려주고 립밤을 정성껏 발라준다. 성인이 받는 뷰티 서비스가 아니다. 5세 여자아이가 받은 서비스다. 최근 성인 여성들 사이에서 탈코르셋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거꾸로 아동 뷰티 산업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12월 23일 S키즈뷰티 업체에서 5세 딸과 ‘얼굴마사지+입술촉촉+선크림톡톡’ 서비스를 이용한 하모씨는 매주 한 번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하씨는 “한 번 이용한 후 딸이 좋아해서 먼저 오자고 보챈다. 가운을 입은 모습이 귀엽기도 해 추억 삼아 온다”고 말했다. 

관련 업체들도 아동 뷰티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아이들에게 화장을 부추긴다. 뷰티스파도 더 이상 성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서울에는 아동 뷰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업체가 최근 서울 잠실과 여의도 등에 생겼다. 잠실에 있는 S업체는 천연 유아동 메이크업 제품을 판매하며 동시에 체험형 뷰티 스파를 운영한다고 홍보한다. 여의도에 있는 C업체는 유명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와 캐릭터를 중심으로 꾸린 키즈카페로 풋스파와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뷰티 스파를 운영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유아동 뷰티 스파라는 말이 생소하기는 하지만 성인과 같은 개념이 아니다. 아이들의 역할놀이의 일종”이라며 “우리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혼자 화장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부모와 함께 구매하는 것이 옳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업체에서는 아예 여자아이를 타켓으로 한 뷰티 전용 서비스인 ‘공주수업’까지 운영한다. 5세에서 8세 여아를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에선 리본놀이, 걸음걸이 연습, 영국식 티 매너 수업 등을 진행한다. 업체마다 수업 내용은 약간씩 다르지만 공주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모두 공주풍 드레스를 입고 참석해야 하는 ‘룰’이 있다.  한 공주수업 업체 관계자는 “공주수업의 공주는 아이들이 집중하게 하기 위한 캐릭터일 뿐이다. 아이들은 드레스를 입으라 해서 입지도 벗으라 해서 벗지도 않는다. 공주 드레스를 좋아하고 화장품을 좋아하는 것은 본성이다. 공주수업에서는 아이들에 좋지 않은 문방구 화장품이나 어른용 화장품을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올바른 화장품 이용법을 가르쳐주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아동 뷰티 산업은 오래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덜키즈(Adultkid, 어른스러운 옷과 구두를 착용하고 화장을 하며 럭셔리 키즈카를 타며 어른 흉내를 내는 아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빠르게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유아화장품 중 썬팩트/썬쿠션은 2017년 전년 대비 371% 판매량이 증가했다. 2017년 신설된 키즈 메이크업은 64% 증가했다. 2018년 12월 현재 포털사이트에 ‘아동용 화장품’을 검색하면 4만여 건의 상품이 검색된다.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생활산업국제대학 교수는 이전에는 처음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초등 5,6학년 무렵이었으나 최근에는 초등 1,2학년대까지 낮아지고 화장품 가짓수도 늘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은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고 유튜브가 보편화 되며 미디어에서도 화장한 어린이가 흔하게 나온다. 거기에 아이들이 학교수업과 과외수업 등으로 놀 시간을 잃다 보니 화장이 일종의 놀이문화로 발달한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구결과 부모가 화장을 한 경우 아이 또한 화장을 할 확률이 높았다. 화장놀이 등을 한 아동이 외모지상주의나 외모강박에 빠질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지금은 화장을 금지한다고 아이들이 하지 않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올바르게 하는 법으로 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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