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풍경] 삶이 곧 길이다
[이야기가 있는 풍경] 삶이 곧 길이다
  • 김경호
  • 승인 2018.12.24 14:11
  • 수정 2018-12-2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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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난날 걸어왔던 길들을 반추해 본다. 어떤 때는 길을 잃고 방황도 하고 어떤 때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외로운 선택을 하면서 살아왔다. 언제나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야 할 때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그 길에서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며 열심히 걸어 왔던 지난날을 회상 해보니 걷는 것만이 길이 아니고 삶이 곧 길이었다.

스피드가 생명인 적자생존의 경영 현장에서 오랜 세월을 지내다 보니 성격도 급해지고, 행동도 빨라졌지만 몸과 마음은 지칠대로 지쳤다. 이제는 은퇴를 하고 나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길을 걷는다. 어느 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는 것이 팍팍하고 마음이 공허 할 때는 카메라를 메고 행장을 꾸려 길을 떠난다.

벚꽃이 눈처럼 휘날리는 쌍계사 십리 벚꽃 길은 사랑하는 사람과 걸으면 백년해로한다는 전설 때문인지 쌍쌍이 걷는 젊은이들이 많았고 제주 올레길에는 입대할 아들이나 시집갈 딸과 함께 걷는 부모가 많았다. 청보리가 물결치는 가파도로 건너가 둘레길을 걷고 눈이 내 키만큼이나 내리는 사할린의 아호츠꼬예 해변길을 걸었다. 문경세제 길에서는 부부가 섹스폰을 연주하는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이렇게 천천히 길을 걸으면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치유가 되고 물소리 바람소리에도 먹먹했던 가슴이 열린다.

오늘 저녁에도 우리 마을 건물 옥상에서 바라본 경부선 고속도로엔 서울을 떠나는 차량과 서울로 들어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문다. 역시 삶이 곧 길이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새해에도 아름다운 길에서 자연을 벗 삼아 행복한 걸음을 걸어야겠다.

쌍계사 십리 벚꽃 길 ⓒ김경호
지난 봄 벚꽃이 휘날리는 경남 하동 쌍계사 십리 벚꽃 길을 걸었다.
울릉도 둘레길(해담길) ⓒ김경호
4월의 경북 울릉도 둘레길. 올해부터 경북도청에서 공모하여 '해담길'로 부른다.
진천 롱다리길 아래 징검다리 ⓒ김경호
11월 충북 진천군 농다리 위 징검다리를 걸었다.

 

계룡산 가는 길 ⓒ김경호
11월 단풍이 붉게 물든 충남 공주시 계룡산 가는 길
12월 러시아 사할린 ⓒ김경호
12월 눈 쌓인 러시아 사할린의 길
죽전에서 수원까지 고속도로 야경 ⓒ김경호
용인도시공사 전망대에서 바라 본 죽전에서 수원까지 경부고속도로 야경

▶김경호 작가는 ㈜크라운 제과, ㈜청우식품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16년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사진예술 연구과정을 수료했다. 전국 각 지역의 공모전과 촬영대회에서 다수 수상했고 2017년부터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작품활동과 함께 기업 컨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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