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참여·기회지수 124위, 임금평등 121위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8(Global Gender Gap Report 2018)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8(Global Gender Gap Report 2018)

한국이 세계경제포럼(WEF)이 측정한 2018년 성(性)격차지수에서 115위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3계단 올랐지만 149개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성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18일(현지 시각)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2018 (Global Gender Gap Report 2018)’에 따르면 한국의 성 격차 글로벌지수는 0.657로, 중국(0.673)과 일본(0.662)은 물론 인도(0.665)보다도 낮다. 해당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성평등 실현에 가까운 나라로 평가된다.

분야별 평가를 살펴보면 성별 경제 참여·기회 지수에서 나쁜 성적을 받았다. 이 지수는 경제활동 참여 격차와 임금 격차, 승진 격차 등을 토대로 책정된다. 한국은 이 분야 지수 0.549로 124위에 그쳤다.

기업 임원의 여성 참여 부문에서 133위에 그쳤다. 한국의 남녀 임금평등 지수는 0.532로 세계 평균 0.632를 한참 밑도는 121위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추정 근로 소득 수준은 남성이 5만2590달러(약 5938만원)지만 여성은 2만4054달러(약 2716만원)에 그쳤다. 특히 한국과 일본, 인도에서 가사노동, 가사돌봄노동 등 대가가 지불되지 않는 노동 활동에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을 쓴다고 파악했다. 이와 관련, 한국에서 1일당 무급노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4.7배 많았다.

WEF는 또 전통적으로 여성 몫으로 여겨졌던 일자리를 자동화 기계가 대체하면서 상대적으로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적다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여성의 참여율이 22%로 낮게 나타났다.

출생성비와 수명 등의 격차를 토대로 책정된 한국의 성별 건강지수는 0.973으로, 8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론 성별 기대수명 측면에서 한국은 평등지수 1.060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출생성비에선 0.935로 137위에 머물렀다.

정부, 국회 등의 여성의 참여 정도를 수치화한 정치적 권한 지수는 0.134로 92위를 차지했다.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 과정에 대한 성별 접근 격차를 나타내는 교육 분야 지수에선 한국이 0.973을 기록, 100위를 차지했다. 다만 WEF 조사는 교육관련 지수가 일부 왜곡됐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한국 남녀의 3차 교육 진학률은 여성이 81.7%, 남성이 104.7%로, 남성의 진학률이 100%를 넘긴 건 남성의 군 복무 기간을 대학 수학기간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WEF는 2006년부터 경제 참여·기회, 교육 성과, 보건, 정치 권한 등 4개 부문에서 국가별 성별 격차를 수치화해 순위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WEF는 올해 전 세계 남녀 임금 격차가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성의 정치 참여도가 낮아지고 건강·교육 분야에 대한 여성의 접근성이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추세대로라면 전 세계 성 격차는 향후 108년 동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특히 직장 내 성 격차가 없어지려면 202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 성평등이 가장 잘 실현된 나라는 아이슬란드(0.858)였고, 노르웨이(0.835), 스웨덴(0.822)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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