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인가구 안전정책은?] ‘여성안심귀갓길’에서 비상벨 눌렀는데 경찰은 깜깜소식
[여성 1인가구 안전정책은?] ‘여성안심귀갓길’에서 비상벨 눌렀는데 경찰은 깜깜소식
  • 김서현 수습기자
  • 승인 2018.12.21 09:04
  • 수정 2018-12-21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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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안전 위한 제도 확대
시민 호응 좋지만 관리 소홀
큰소리로 이름, 전화번호 묻기도
‘여성안심귀갓길’ 비상벨 고장나도
담당 직원은 파악조차 못해
여성안심귀갓길 ⓒ여성신문 ⓒ여성신문
여성안심귀갓길 ⓒ여성신문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여성 안전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서비스 개선, 설비 보수 등이 보완이 필요하다. 

법무부의 2017년 분기별 범죄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강력범죄의 여성 피해자는 89.9%다. 통계청이 2017년 실시한 ‘사회안전에 대한 인식도’ 조사에서 여성들은 비교적 안전하지 않음(41.4%), 보통(30.3%), 매우 안전하지 않음(15.6%)의 순으로 답변했다. 

여성의 범죄에 대한 높은 불안감을 반영해 서울시는 2017년 ‘여성안심특별시 3.0 대책’을 발표했다. 2013년부터 시행한 ‘여성안심특별시’는 △사회 전반 성평등 가치 확산(평등서울) △여성혐오범죄 예방 및 피해자 구제 지원(존중서울) △기존 여성안심 인프라 확대·강화(안전서울) 등 3대 분야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성평등 교육 담당 현장 활동가 양성 △데이트폭력, 디지털성범죄 구제 전문기관 운영 △24시 스마트 여성 안심망 ‘안심이’ 앱 서비스 △여성안심보안관·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여성안심택배 등 11개 사업을 운영한다.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 또한 높아 2016년 ‘시민이 직접 뽑은 2016년 10대 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해본 시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한 여성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성안심스카우트에 대한 소개글에 누리꾼은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한 번 이용하고 안하는 중. 골목길 안 어두운 다세대주택 입구 앞에서 큰소리로 이름이랑 전화번호를 또박또박 다시 확인하면서 불렀다. 연령대랑 직업도 물어봤다. 차라리 내가 작성하는 거면 모를까 충격이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안심귀가도우미라고 아주머니들이 형광복 입으시고 형광봉 들고 다녔는데 골목길에서 마주쳐도 본인들 얘기하면서 그냥 지나가고 공원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나무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는 여성안심귀갓길의 비상벨 ⓒ여성신문
나무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는 여성안심귀갓길의 비상벨 ⓒ여성신문

서울시와 별개로 서울지방경찰청과 각 자치구, 구 경찰서도 ‘여성안심귀갓길’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는 현재 총 465개의 여성안심귀갓길이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여성안심귀갓길 지정에 따른 표준 권고안을 제시하고 실질적 지정 및 유지, 관리, 홍보는 모두 각 자치구와 구 경찰서가 담당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일부 공개한 여성안심귀갓길 지정에 따른 표준 권고안은 △CCTV가 설치 된 곳 △조명이 밝은 곳 등이다. 해당 길목에 여성안심귀갓길을 설치함으로써 이용자를 우범지역이 아닌 곳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는 목적이다. 각 구 경찰서는 권고안을 참고하되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해 안심귀갓길을 지정하고 있다. 일례로 용산 경찰서의 경우 대중교통의 승하차 지점에서 주거밀집지역에 이르는 길목을 중심으로 여성안심귀갓길을 지정한다고 밝혔다. 

여성안심귀갓길 사업에는 △노면 표시 △비상벨 △안내 표지판 △협력단체와 순찰이 포함된다. 비상벨 호출시 통합관제센터는 CCTV와 통화를 통해 상황 파악후 심각성에 따라 즉각 근처 지구대나 파출소로 연락해 경찰관을 출동하도록 지시한다.

지난 2일, 기자가 직접 여성안심귀갓길 이촌로77길을 방문해 눌러본 비상벨은 유명무실했다.  비상벨이 작동함을 확인하고 7시 10분 경 눌렀으나 통합관제센터와의 실시간 통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누른 후 30여 분을 기다렸으나 경찰관 역시 끝내 출동하지 않았다. 거리 내 존재하는 비상벨은 이촌역 번 출구 앞 나무에 가려진 비상벨과 이촌로65가길 대로변 전봇대에 설치 된 비상벨 두 개였다. 둘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 비상벨이 있음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도 부착돼 있지 않았고 한 눈에 찾기 어려웠다.  

3일 용산 경찰서 관계자는 “비상벨은 지난 2,3월 일체 점검을 했다. 아무래도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고장이 날 수 있다. 수시로 점검을 하고 구청에 수리·보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비상벨의 수리·보수를 담당하는 용산구청 전산정보과 관계자는 “최신식 IP비상벨과 아날로그 비상벨 두 종류가 설치돼 있는데 아날로그 비상벨의 경우 오작동률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아날로그 비상벨은 통제센터에서 고장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특히 기자가 방문한 일자에는 24일 KT아현지사 화재 사고의 영향도 있어 다분히 복합적인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안심귀갓길 사업 유지 관리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용산구 여성안심귀갓길 사업의 행정을 총괄하는 여성가족과의 관계자는 “우선순위에 따라 노면표시와 비상벨, 안내 표지판이 설치된다. 예산이 한정적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촌동에 거주하는 시민 김나영씨는 “여성안심귀갓길을 처음 들어본다. 무슨 의미가 있나? 비상벨도 처음 듣는다. 있는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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