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뮤지컬 ‘메노포즈’ 프레스콜
갱년기·완경기 유쾌하게 다룬 작품
여성 4명 서로 아픔 공감하며 자매애 느껴
이윤표 연출 “남자 메노포즈도 하고파”
배우 황석정 “아픔을 공유하는 게 여성의 힘”

뮤지컬 '메노포즈'의 한 장면. ⓒ달 컴퍼니
뮤지컬 '메노포즈'의 한 장면. ⓒ달 컴퍼니

‘당당한 나의 인생~ 차갑고 힘든 폐경~ 이제는 문제없어! 나에게 희망이 생긴 거야. 기분 좋아! 날아갈 것 같아 어디로 가야할 지 알 것 같아. 확신을 갖고 미래로 나가자. 할 수 있어. 친구들과 함께라면’(‘메노포즈’ 내용 中)

갱년기와 폐경기(완경기)를 맞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뮤지컬 ‘메노포즈’가 6년 만에 돌아왔다. ‘메노포즈’는 백화점 란제리 세일 코너에서 우연히 만난 네 명의 주부가 속옷 하나를 두고 옥신각신하다 갱년기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기억력 감퇴, 발열, 홍조, 오한, 성형수술, 호르몬, 성욕 감퇴 및 증가 등 여성이 갱년기에 겪을 수 있는 고통을 뮤지컬 특유의 즐거운 시선으로 그려냈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안 따라준다. 갑자기 여자가 아니게 된 기분이 든다”, “매사에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진다. 내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 “자다가 깨지 않는다는 건 아예 잠을 못 자기 때문이야” 등 중년 여성의 현실적인 에피소드가 배우들의 대사와 노래에 묻어 있다. 불면증, ‘감자튀김 하나에 목숨 거는’ 모습을 그려내 남성들의 이해를 돕기도 한다.

뮤지컬 '메노포즈'의 장면. ⓒ달 컴퍼니
뮤지컬 '메노포즈'의 장면. ⓒ달 컴퍼니

7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메노포즈’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윤표 연출을 필두로 배우 이경미, 조혜련, 박준면, 문희경, 홍지민, 신효범, 김선경, 백주연, 주아, 유보영, 황석정, 장이주가 참석했다.

이윤표 연출은 “6년 만에 돌아온 만큼 화려한 캐스팅으로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 내년을 이어서 메노포즈는 영원히 갈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꼭 해보고 싶은 게 남자 메노포즈다. 갱년기가 남성에게도 심각하게 온다. ’가을의 낙엽 같은‘ 감정이 있을 거다. 이 작품을 충분히 남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거다”라고 했다.

지난해 ‘넌센스2’로 첫 뮤지컬에 도전한 조혜련은 “처음 뮤지컬을 할 때 당황했고 많이 힘들었다. 이번에는 다들 제가 모르는 걸 가르쳐줬다. 신효범 씨가 노래할 때 호흡과 같이 하는 거라고 가르쳐줬다. 이번 작품은 여성들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거라 공감이 됐다. 앞으로 뮤지컬을 쭉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2005년 ‘메노포즈’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이경미는 “그 당시만 해도 나이 많은 여배우가 없었다. 작품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우리가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다. 폐경기, 갱년기는 여성들에게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엄마가 겪었을 많은 고통에 대해 생각했다. 그때는 이야기 못했던 이야기를 지금은 서로 한다”고 했다.

‘웰빙 주부’역 황석정은 “서로 아픔을 공유하고 꺼내놓으면서, 우리가 늙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고 아름다운 선언을 하는 작품이다”라며 “갱년기를 맞이하는 여성들이 만나 다른 사람들이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게 여성의 힘이다. 2018년은 여성 뿐 아니라 모든 약자들이 강자로 부상하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몸무게 30kg을 감량해 주목받은 홍지민은 ‘메노포즈’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주변에서 만류했다고 했다. 두 번째 출연이라는 그는 “출산한지 얼마 안됐고 젊어지고 있는데 할 필요가 있냐고 주변에서 그랬다. 하지만 이 작품이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소통을 하면서 즐거운지 경험했기 때문에 출연했다”고 했다. 또 “지인의 엄마가 노인성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이 작품을 보고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작품이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공연은 내년 1월20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계속된다. 110분.

뮤지컬 '메노포즈'의 한 장면. ⓒ달 컴퍼니
뮤지컬 '메노포즈'의 한 장면. ⓒ달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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