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원철 제10대 서울시의회 의장
“여성 문제 이 시대의 과제”
지방분권에 공들여
전대협 1기 부의장 출신
“지역이 스스로 지역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시대”

3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의장실에서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3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의장실에서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여성 문제 중 최우선 과제는 여성 안전입니다. 데이트 폭력, 몰래카메라 등 디지털 성범죄, 여성혐오 등 여성을 향한 새로운 혐오 표현과 차별의식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시민 일상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지방정부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신원철 제10대 서울시의회 의장은 민생과 지방분권 등 현안 과제가 시급해 여성 관련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여성 관련 문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이 시대의 과제”라며 여성을 위한 정책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만난 신 의장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여성 문제에 대해서 ‘여성 안전’을 꼽았다. 여성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 뿐 아니라 국가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안전망 구축을 위해 힘써왔다. ▲스마트 여성안심망 ‘안심이’ 앱 가동 ▲1인 가구 밀집지역 여성안심택배 추가설치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귀가 지원 확대 등의 정책을 펼쳤다. ‘피해여성보호 상담’ 등 법률의료지원 서비스 제공도 확대하고 있다.

경력단절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도 서울시 역할이다. 신 의장은 “육아와 병행 가능한 시간선택형 일자리, 여성친화 뉴딜일자리 창출에 앞으로도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성 일자리 문제는 출산·보육 정책과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잘 보장됐으면 ‘경력단절’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기지 않았을 거라는 게 신 의장 생각이다.

그는 “여성의 일할 자유는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과 연계된다. 고품질의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민간 어린이집의 공공성 강화, 맞춤 보육 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보육 정책이 전 방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3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의장실에서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의장실에서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신 의장은 인천대 재학시절 전대협(전국대학생지도자협의회) 1기 부의장을 맡았다. 야학과 청년운동, 옥살이 등을 하며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그 당시 만난 지금의 아내는 신 의장의 든든한 동반자다. 큰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항상 힘이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 드라마를 함께 보면서까지 시간을 같이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 의장은 이후 2004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보좌관을 거쳐 2010년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지방정치를 시작했다. 3선 시의원인 그는 올 7월 서울시 의장에 취임했다.

신 의장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부분은 지방분권이다. 그는 9대 서울시의회에서 지방분권TF 단장을 맡아 자치분권에 대한 지방의회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지방의회가 바로 서야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견제 할 수 있고 이런 힘의 균형이 있어야 진정한 자치와 분권의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 의장은 “지역과 시민·주민이 중요시되는 로컬(Local) 시대”라며 “지역이 스스로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시대”라고 했다. 도시끼리 인구수가 다르고 여건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정책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정책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내에 지방분권과 자치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신 의장은 지방분권 핵심 축인 지방의회의 독립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보좌관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행정수요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지방의회 인력과 자원이 여전히 한정돼 인력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신 의장은 “국회는 의원 한 명당 9명의 보좌직원을 두고 있지만 지방의회는 단 한명의 보좌직원도 없다”며 “인구 천만인 서울시는 중앙정부 예산 규모의 10분의 1인 메가시티인데 보좌직원이 한 명도 없는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시의원 1인 평균 4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심의하고 행정사무감사, 입법활동, 정책제안, 민원처리를 담당하는 등 일손이 부족하다. 지난 달 정례회 기간 중 2주간 진행된 행정사무감사 기간에는 의원들이 격무에 시달렸다. 신 의장은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이 절실하다. 그러나 지방자치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번 달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다. 신 의장은 “의원 3명당 1명 수준으로 절충된 게 안타깝지만 유의미한 결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11월 서대문 장애인 가족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의회 제공
지난 11월 서대문 장애인 가족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의회 제공

제10대 의회는 110명 전체의원 중 102명이 더불어민주당이다. 신 의장은 “의장으로서 8명의 야당 의원님들이 소외되지 않을 수 있도록 소통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의회는 국회만큼 당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곳은 아니다. 앞으로도 소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의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와 시험지 유출 사태가 발생한 숙명여고 사건 등 무너진 사회 감시체계에 대해서도 개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의회는 이번 본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몇 차례 지적하며 교육청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신 의장은 “학부모들이 겪었을 분노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 아이들 교육 질 개선에 대해서도 교육청에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시대는 ‘국가와 국민’이 아닌 ‘지방과 시민’이 주인인 시대입니다. 시민이 시대의 주인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방의회가 주어진 역할을 온전히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성숙한 의정활동으로 시민의 실생활을 변화시켜 나가겠습니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전)국회의원 우상호 보좌관
제8·9대 서울시의회 의원
제9대 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 단장
제9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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