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것을 다시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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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심리학자 카타리나 침머가 제목 그대로 혼자 사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혼자 사는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자기성찰의 기회와 구체적인 방법 및 전략을 사회심리학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대가족제도가 몇십년 사이에 급격하게 핵가족화 됐고 이제는 독신 가구가 현대사회의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스스로 자신 있게 혼자 있는 삶을 선택한 ‘화려한 싱글’이나 ‘여피족’으로 대변되는 젊은 세대의 독신자뿐만 아니라 사별한 사람이나 독거노인 등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삶을 우울하게 받아들이는 독신자도 점차 늘고 있기 때문에 ‘독립된 개체로서 제대로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

이 책은 독신자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딪치게 되는 혼자 있는 상태의 의미와 그 상태로 인해 생기는 불안의 이유를 밝힘으로써 우리들에게 혼자 있는 상태를 직시하게 만든다. 바로 그 지점에서 치유책과 새로운 전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혼자 사는 삶은 고립이 아니며 독신적인 이기주의자를 낳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의 삶도 받아들이고 같이 살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은 필요하다면 혼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잠시도 혼자 있는 것을 못 견디는 현대인들에게 혼자 있는 시간이 진정한 자유와 휴식의 순간, 풍요로운 창조의 순간, 나아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려줄 것이다.

미국의 작가인 앤모로 린드버그는 “우리는 혼자 있는 것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 역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 있는 시간을 대하는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자세는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습득이나 학습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이미 사회적인 현상으로 자리매김한 혼자 사는 삶이라는 문제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점점 늘어나는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아 찾기나 정체성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씌어졌다.

저자는 먼저 혼자 사는 삶의 여러 형태를 살펴보고 그 형태에 따라 혼자 있는 상태가 어떻게 체험되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그리고 혼자 있음과 고독은 다르다고 말한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한나 아렌트도 “오직 나 혼자만 있을 수 있는 이 실존적인 상태를 나는 혼자 있음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혼자 있지만 다른 사람과 교제하는 것이며, 그것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마저 결여되는 고독과는 전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것은 고독에 따른 불안감이다. 이런 불안감을 극복할 때 우리는 혼자 있는 삶을 제대로 향유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유아기·유년기 혹은 청소년기부터 혼자 있는 상태를 훈련하고 그것을 위한 준비과정을 가져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과의 신뢰관계를 경험한 사람만이 혼자 있는 상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상태를 생물학, 의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것도 눈에 띈다. 우리의 유전적인 기질이나 발달 과정, 혼자 있는 상태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 잠과 같은 심리생물학적인 현상, 시간생물학적인 과정에서 보는 시간 구조의 의미, 특정한 사회적 불안감과 공포감, 포스트모더니즘이나 신자유주의 등이 개인의 혼자 있는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5단계의 자가치료 프로그램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또 저자와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체험, 과거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조사 자료, 그리고 저자의 문학적 문체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혼자 있는 상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으며 전문적인 심리학 용어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는 힘을 갖고 있다.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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