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임수빈 작가의 '소소한 행복'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아트제주2018
1000여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제주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 아트제주2018이 오는 2일까지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열린다. 관람객들이 임수빈 작가의 ‘소소한 행복’을 둘러보고 있다. ⓒ아트제주2018

 

‘아트제주2018’ 개막

메종글래드 제주서 오는 2일까지

개막 2시간 만에 21점 예약 판매  

문희중씨 ‘제주人 컬렉터’

도슨트 투어 등 새롭게 선보여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에서 눈여겨 본 작품들이 한 곳에 모여 있어 깜짝 놀랐어요. 일반 미술관과 달리 구매 가격을 알 수 있어 무엇보다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미술 애호가로 도내 미술관 중 안 가본 곳이 없다는 관람객 최진영(40·경기도 부천)씨는 “올해 아트제주2018에 처음 참가했다. 다양한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한동안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특별히 올해 처음 진행되는 ‘도슨트 투어’에 참가한 최씨는 평소보다 꼼꼼히 작품을 둘러보느라 행사 종료 직전인 오후 7시가 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제주 최대 규모의 국제 아트페어 ‘아트제주2018’이 뜨거운 관심 속에 29일 개막했다. 올해는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 제주 12층과 16층이 갤러리와 전시 부스로 탈바꿈했다. 도민부터 전국 곳곳에서 모인 관람객이 서로 다른 객실을 드나들며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둘러봤다. 프랑스, 독일 등 국내외 3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엄선된 현대 미술품 1000여점을 전시·판매한다. 고은, 김산, 오승용, 양민희, 최창훈 등의 제주 작가 특별전이 열리고 대동여지도보다 180여년 앞선 보물 1596호 ‘동여비고’도 감상할 수 있다. 

ⓒ아트제주2018
올해 아트제주2018은 메종글래드 제주 12층과 16층의 객실을 작품 전시장으로 꾸미는 ‘호텔페어’로 진행됐다. ⓒ아트제주2018
여성 작가인 허경애 작가의 작품. 허 작가는 생성과 해체를 반복하는 것으로 두껍게 바른 그림의 물감층을 칼로 긁어내는 기법을 통해 회화를 넘어서 일종의 행위 예술의 개념까지 확장해 나간다. 대략 30층에서 70층까지 물감층을 올린다. ⓒ이유진 기자
허경애 작가의 작품. 허 작가는 생성과 해체를 반복하는 것으로 두껍게 바른 그림의 물감층을 칼로 긁어내는 기법을 통해 회화를 넘어서 일종의 행위 예술의 개념까지 확장해 나간다. 대략 30층에서 70층까지 물감층을 올린다. ⓒ이유진 기자
임수빈 작가의 '소소한 행복'. 작가는 핑크월드라는 유토피아를 표현했다. 이곳이 남녀노소 모두의 안식처이자 삶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 ⓒ이유진 기자
임수빈 작가의 ‘소소한 행복’. 작가는 핑크월드라는 유토피아를 표현, 이곳이 남녀노소 모두의 안식처이자 삶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 ⓒ이유진 기자
제주 작가 특별전에 전시된 양민희 작가의 작품. 달을 통해 그리움으로만 다가서야 하는 가슴에 뜬 달과 같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유진 기자
제주 작가 특별전에 전시된 양민희 작가의 작품. 그리움으로만 다가서야 하는 가슴에 뜬 달과 같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유진 기자

 

개막 첫날인 만큼 관람객들의 구매 열기가 뜨거웠다. 2억원의 변시지 작품부터 100만원대의 중견작가 작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개막 2시간 만에 21점이 예약 판매됐다. 특히 이날 16층에 위치한 외국 화랑 보데 갤러리와 까레다띠스가 큰 인기를 얻으며 판매까지 이어졌다. 평소 잘 몰랐던 작품이지만 자세한 작품 설명 덕에 구매 욕구가 생긴다는 관람객도 있었다. 

특별히 올해 아트제주2018은 ‘새로운 미술 시장 제주’라는 슬로건 아래, 그 어느 해보다 컬렉터 양성과 소개에 힘썼다. 이에 ‘아트제주 컬렉터 그룹’을 창단해 선보였다. 또 ‘Art for tomorrow - 미술품 투자, 나도 컬렉터’라는 주제로 진행된 ‘아트 세미나’, 47년 전 제주도로 이주한 농부 컬렉터 문희중 씨의 소장품을 조명한 ‘제주 컬렉터전’이 마련됐다.  

컬렉터는 미술품 수요를 창출하고 창작의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지역 미술가 입장에서는 이런 컬렉터의 역할이 가뭄의 단비와 같이 미술가들의 경제적인 토양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화랑 중심의 미술시장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지 못하는 지역으로선 컬렉터의 역할이야말로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한 진정한 동반자가 된다. 

전문 교육을 이수한 도슨트가 참가 갤러리의 주요 작가와 작품을 설명해주는 ‘도슨트 투어’도 새롭게 도입됐다. 아트제주 2018의 하이라이트를 짧은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날 도슨트 투어에 참가한 회사원 조세영(37)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식을 보고 신청하게 됐다. 도슨트와 작가분들이 직접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BS 영재발굴단의 꼬마 화가로 출연한 김하민 군과 YG 셀럽 베어 크렁크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유진 기자
SBS 영재발굴단의 꼬마 화가로 출연한 김하민 군과 YG 셀럽 베어 크렁크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유진 기자
김하민 군이 채색 작업을 하고 있다. ⓒ아트제주2018
김하민 군이 채색 작업을 하고 있다. ⓒ아트제주2018

 

이날 다양한 볼거리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아트제주2018의 홍보대사 YG 셀럽 베어 크렁크가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개막 직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꼬마 화가’ 김하민 군과의 즉석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인 것. 이날 김하민 군은 현장에서 1시간 넘게 그림을 그렸다. 작품이 완성되자 여기저기서 큰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한편 30일은 컬렉터와 미술애호가 300여명으로 구성된 오프닝 행사가 마련돼 본격적인 개막의 신호탄을 터뜨린다.

홍명표 아트제주2018 조직위원장은 “제주에 새로운 문화예술의 바람이 불고 있다. 크고 작은 꾸준한 움직임을 통해 제주 전역에서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분위기가 비로소 만들어지고 있어 이번 아트제주2018의 개최 의미가 더욱 크다”며 “해변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를 롤 모델로 삼아 섬의 특수성을 살린 국제적인 아트페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강명순 섬아트제주 이사장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아트제주는 미술품 컬렉팅 문화를 소개하고, 도외 및 외국 화랑을 적극 참여시켜 수준 있는 해외 작품을 도내에 소개하는 동시에, 제주작가의 국내·외 미술시장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미술인과 미술 애호가가 함께하는 제주 대표 미술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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