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미투 법안을 발의만하고 논의조차 하지 않는 국회를 규탄하는 ‘임기내내 직무유기, 국회를 규탄한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미투 법안을 발의만하고 논의조차 하지 않는 국회를 규탄하는 ‘임기내내 직무유기, 국회를 규탄한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미투의 해’로 기억될 2018년에 국회가 경쟁하듯 미투법안을 발의했지만, 대다수 법안 처리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들은 2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국회에 쌓여있는 미투법안들의 연내 통과를 촉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백미순 여성연합 상임대표는 “올 초 #미투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거리에 몇 만명의 여성이 나왔다. 수십 년 끊임없이 성폭력 성희롱을 말해왔고 올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미룰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것”이라면서 “결과는 어떤가. 정부는 여러 대책을 쏟아냈는데 예산에서 깎이고 국회에 올라온 법안들도 통과가 안 되고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미투 법안을 발의만하고 논의조차 하지 않는 국회를 규탄하는 ‘임기내내 직무유기, 국회를 규탄한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미투 법안을 발의만하고 논의조차 하지 않는 국회를 규탄하는 ‘임기내내 직무유기, 국회를 규탄한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특히 국회의 법안 처리 실태에 대해 이들은 “2018년 한 해 동안 최소 백 수십 건의 미투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지금까지 통과한 법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면서 “대부분의 법안들이 상임위에 계류되어 적극적인 논의도 없이 잠자고 있다. 당장 제‧개정이 시급한 미투 법안들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질타했다.

정미례 성매매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미투에 대한 국가의 응답으로 강간 여부를 판단할 때 기반이 되는 최협의설 폐기와 비동의간음죄 신설을 촉구했다. 그는 “상대방의 동의없는 성관계, 합의에 의하지 않은 성관계는 강간”이라면서 법체계 패러다임 완전히 전환을 촉구했다.

사회 갈등을 조정해내야 할 정치의 부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성 대립이다, 갈등이 조장된다’고 한다는데 여성과 남성의 탓이 아니라 정치 부재의 탓에 만인에 대한 민의의 투쟁이 이러난 것”이라면서 “그래서 국회의원을 뽑는 것인데 아무 일을 하지 않으니 결국 우리끼리 싸우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들은 안전을 위협받고, 일터와 학교를 비롯한 일상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폭력에 노출돼 있다“면서 ”여성들은 과거로 절대 돌아가지 않으며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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