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예 정춘숙 정치하는엄마들...“내가 경험한 백래시”
신지예 정춘숙 정치하는엄마들...“내가 경험한 백래시”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8.11.26 23:12
  • 수정 2018-12-05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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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물결과 함께 이에 반발하는 백래시도 심해지고 있다. 특히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성의 참여를 무력화시키고, 법·제도 개선에 반대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직접 경험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선거 후보 ⓒ녹색당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선거 후보 ⓒ녹색당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종로의 똑순이’, ‘호남의 며느리’ 등 그동안 여성 정치인은 성별화된 정체성이나 가족 정치 틀 안에서 자신을 이미지화해왔다. 혹은 남성보다 더 남성스럽게 행동했다.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나는 기존의 젠더 질서에 벗어난 여성 정치인을 그리고 싶었다.


그러나 선거 기간 내내 벽보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여성 후보의 모습에 불편함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벽보를 훼손을 한 범인은 “여권이 신장되면 남성 취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막연히 생각했다”고 했다. 사이버불링도 상당했다. “칼로 가슴을 도려버린다” 등 심리적 학대에 가까운 댓글도 있었다. 페미니즘에 공격적인 남성들의 전형적인 피해의식이었다.


지금도 대학 강연 포스터가 찢기고, 온라인 상 조롱과 폭언이 계속되고 있다. 개인에게 아무 영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수전 팔루디는 1990년대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사회적 반발에 주목한 저서『백래시』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굴하지 않는 확신을 가진 저항과 이목에 신경 쓰지 않는 당당함, 그리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강력한 대중운동이 여성운동 승리의 중요한 요소”라고. 백래시에 눈치 볼 겨를이 없다.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폭력 아래 눈물 흘리고 있으며, 가부장제는 여전히 굳건하기 때문이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실 기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실 기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폭력 피해자 무고죄 개정안과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때 특히 엄청난 문제 제기를 받았다. 남성 의원들이 얘기할 때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부분도 여성 의원이 말할 때 더 만만하고 공격하기 쉬운 존재로 대하는 것 같다. 여성이라는 사실 자체와, 여성 정치인이 당내 요직에 없다는 점이 작용하는 듯 하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에 여성은 한명도 없었다. 또 국회에는 ‘선수가 깡패’라는 말도 있고 지역구 의원 중심인데, 여성은 초선, 비례가 많다.


사는 게 팍팍하고 힘든 이유가 여성이 자기 자리를 빼앗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이는 듯 하다. 역차별을 너무 쉽게 말하는 건 이런 배경에서라고 본다. 심지어 여성폭력 관련 법안에도 역차별이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다.


오히려 정치권 내에서 백래시 문제는 별로 심각하지 않다. 왜냐면 정치권이 남성중심 사회여서 여성 의제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에 백래시 자체도 없다. ‘성평등 문제는 단지 (여성운동가 출신인) 네가 담당하는 것’이라고 특정 분야로 구분짓고 선을 긋는 식이다. 성평등이라는 보편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도 없고 미래의 중요한 이슈라는 생각도 없다. 그렇다 보니 ‘저 사람은 또 저 얘기한다’는 식으로 쳐다볼 뿐이다.

정치하는엄마들 남궁수진 활동가
정치하는엄마들 남궁수진 활동가

정치하는엄마들 남궁수진 활동가

활동가들이 정책토론회, 언론인터뷰 중 많이 듣는 말이 ‘엄마인데 전문가처럼 잘 아시네요’이다. 그렇다. 우리 엄마 맞다. 그러나 엄마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똘똘한 학생이었고, 직업인이었고 전문가이기도 하다. 엄마라는 이름 뒤에는 그 모든 것들이 지워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엄마라는 이름의 마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기자회견에 아이들을 대동하면 아동학대고, 기자회견장에 아이들이 없으면 아이들은 유치원, 어린이집 보내고 지들은 정치하려고 저런다고 한다. 엄마라는, 여성이라는 이름을 덧입혀서 하나의 존재를 눌러 앉히고 싶은 가부장 사회의 시각에서 “정치”와 “엄마”라는 두 개념 양립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치하는엄마들에서 제발 엄마를 빼라’ 라는 흔한 댓글과 ‘가짜 엄마다.’ 는 이런 맥락에서 기인한 언급이다.


출산의 고통을 극복하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애타는 엄마도 엄마지만 정치적 환경에서 아이들의 안전한 보육 교육 환경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비리를 언론인으로서 보도하는 것도, 관련법을 만드는 것도, 실행하는 것도 다 엄마의 역할이다. 우리가 말하는 모성은 협의가 아닌 넓은 의미의 모성이다. 그러므로 “모두가 엄마다.” 엄마인 모두들, 정치를 “하는” 정치하는 엄마가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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