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포천중문의과 대학 산부인과 예방의학 교실 교수

임신 전에 임신에 대한 상담이라니 이는 그리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진정으로 임신과 출산을 시작부터 건강하게 하고 두 사랑하는 부부의 온전하고 사랑스런 2세를 위해 임신상담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아기의 탄생을 위해 수태시부터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즉 건강한 상태의 난자와 정자의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부의 건강이 선행돼야하며 아내의 건강상태뿐 아니라 남편의 건강 역시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상적인 임신을 위해서는 부부가 임신 전에 미리 언제 임신할 것인가를 계획하고 산부인과를 방문해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좋기로는 결혼을 준비하는 기간이 더 좋다. 미리미리 임신은 물론 결혼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두 사람과의 성관계에 대해 예방의학적인 준비를 할 일이다.

결혼 직전이나 결혼 후 건강검진은 적극적인 임신 전 임신상담의 한 예이다. 임신상담 때에는 가족계획은 어떤 것인가를 비롯해 적절한 시기에 아기를 갖기 위한 피임법을 배우고 현재의 건강상태 등을 점검하게 된다.

빈혈이나 결핵균 보균여부, 간의 이상여부(우리나라에는 간염 보균자가 많고 임신 때에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감염되기도 하나, 임신상담으로 부부가 간염 보균자임을 미리 알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및 다른 질환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 좋겠다. 오늘이라도 당장 주변의 미혼남녀 성인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할 일이다.

또 만약 집안에 유전적 질환이 있으면 유전상담도 미리 하는 것이 좋다. 여성의 경우 풍진에 면역이 돼 있는지(임신 중 풍진에 걸리면 선천성 심장질환, 귀머거리, 정신박약 등 선천성 기형이 유발된다)를 알아보고 만약 면역이 돼 있지 않을 경우 예방접종을 한 후 6개월이 지난 뒤 임신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반복되는 유산이나 사산의 경험이 있거나 친정어머니나 언니가 임신중독증이 있었던 경우, 당뇨병, 고혈압 등 내과적 질환을 앓은 병력을 가진 고위험임신의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임신전 상담을 해야 임신에 합병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한도로 줄일 수 있다. 모르고 지나는 바람에 닥치는 문제는 이제 21세기 여성은 더이상 겪지 않기 바란다.

학창시절 임신과 출산에 대한 입체적인 성교육이 거의 안된 상태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대부분의 남녀들이 임신과 관련된 위험에 대해 아는 바가 적다.

예를 들어 임신 전에 미리 계획을 하게 되면 배란시기 이후로는 약 복용이나 X선 촬영들을 삼갈 일이다. 그것 때문에 임신 후 전전긍긍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임신인지 모르고 약을 복용하거나 X선 사진을 찍고 나서 열 달을 마음 졸이며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임신 전 임신상담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방지하고 임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또 필요한 검사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때에 소중한 2세를 수태해 밝고 건강한 사회,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음을 주변에 적어도 10인의 젊은이들에게 알려주면 어떨까.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