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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삼선교 사거리 가벼운 눈발이 날리는 한산한 아침이다. 하지만 이 거리 한 쪽에는 벌써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 있는데 다름 아닌 참여연대에서 운영하는 아름다운 가게 2호점의 풍경이다.

쓰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이웃과 나누는 아름다운 가게. 지난해 10월 안국동에 오픈한 1호점에 이어 지난 18일 2호점(삼선교점)이 개장됐다.

1호점에서 발생된 수익금 1천만원은 지난해 연말 말기암으로 고생하는 60대 독거 노인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쌍둥이 자매에게 치료비와 생활비 등으로 지원됐다.

아름다운 가게 2호점이 문을 연 이후 이곳에는 하루평균 약 300여 명의 사람들이 다녀간다. 이 곳은 항상 물품을 기증하려는 사람들과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외국인들이나 어떤 물건을 기증할지 몰라 구경차 온 사람, 혹은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 들러보는 지역사람들도 있다. 벌써 인근 지역주민 6명이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아름다운 가게의 자원봉사자들은 바쁘다. 물건을 기증받아 정리하고 손질해 가격표를 붙이고, 매장에서 물건을 팔고, 물품의 성능을 손님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것까지 모두 다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아름다운 가게 2호점의 점장인 황경순씨(37세) 역시 자원봉사자다. 2001년 알뜰매장 시절부터 활동했던 초창기 활동가. 한때 노점상으로 물건을 팔기도 했던 그는 아름다운 가게를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아름다운 가게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이 물건구입을 통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끊이지 않게 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가게 2호점의 이진옥(38세) 매니저는 “아끼던 물건을 기증함으로써 나눔의 의미를 확인하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보람을 느끼도록 하자는 것이 아름다운 가게의 가장 큰 취지”라며 “시민 누구나 자발적으로 모이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 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의류는 1천∼1만원, 주방용품은 3천∼8천원, 인형과 장난감은 5백∼2천원 선에 판매된다. 싸다고 물건을 한꺼번에 많이 구입할 수 없다. 바로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 하는 아름다운 가게의 원칙 때문에 한번에 세 개 이상의 물건은 구입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가게 2호점은 요즘 개점기념으로 ‘손때 묻은 보물창고’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모아온 아름다운 가게의 보물창고에서 이름은 명시되지 못했지만 따뜻한 마음이 깃든 특별한 물품을 소개한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예전에 기증했던 나무필통, 75년 된 피아노, 친정 어머니가 물려주신 뒤주, 딸아이의 원피스 등 아름다운 가게와 인연을 맺게 된 각각의 명품들이 전하는 소중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나눔의 의미와 가치를 전해주고 있다.

황경순 점장은 “나눔과 참여는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가게에 오면 즐겁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을 수가 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아름다운 가게 2호점의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아름다운 가게에 물건을 기증하거나 자원활동을 하려면 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아름다운 가게 2호점(02-3672-8001, 02-3676-1004)으로 전화하면 된다.

남지향 객원기자jeehyang2@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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