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일자리 문제, 다양한 거버넌스 활성화로 풀어나가야"
"여성 일자리 문제, 다양한 거버넌스 활성화로 풀어나가야"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8.12.05 15:18
  • 수정 2018-12-05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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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원장을 2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만났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오혜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원장을 2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만났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터뷰] 오혜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장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이하 여능원)은 지난 2002년 여성의 능력개발을 위한 사업 추진, 서울시내 23개 여성인력개발기관의 평가·조정·지원 등 총괄기능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서울시의 민간위탁시설로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수탁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서울여성의 경제역량 강화’를 목표로 여성을 위한 새로운 직종 발굴, 청년여성의 경력개발 지원, 박람회 개최를 통한 취업연계, 창업지원 기능 강화 등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혜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원장은 22일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여성능력개발원은 일하고 싶은 여성이 누구나 일할 수 있도록,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는 물론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좋은 여성 일자리 창출 선도기관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국회 이연숙 의원실 보좌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사업운영실장을 지낸 그는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캄보디아 코디네이터와 아시아위민브릿지두런두런 상임이사를 거치는 등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정치, 사회, 문화적 역량강화를 위해 힘써오다 지난 2018년 2월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 원장으로 취임했다.

오 원장은 “명확한 목표를 정해놓고 일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매 순간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경력, 연륜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기회가 주어져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며 여성 후배들에게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조언했다.

-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내셨습니다.

“전날 서울지역 여성인력개발기관 종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종사자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1년 동안 고생한 센터 직원들을 위해 쉬어가는 프로그램인 ‘休(휴), 감성 더하기’를 만들었고, 약 150여명이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무자들의 업무가 과중해 이렇게 별도로 마련된 프로그램이 아니면 시간을 내어 여유를 갖고 돌아볼 상황이 아닌 것이 안타깝습니다.”

- 현재 18개의 여성인력개발센터, 5개의 여성발전센터 등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구직자 근처에 가까운 센터가 있더라도 다른 지역에 더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좀 멀더라도 다른 센터를 선택할 수 있겠죠.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좋은 기관으로 평가받는 일이 중요합니다. 여능원은 총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센터들을 평가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각 센터들이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굳이 순위를 매겨야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영리업체와는 달리 공익성을 추구하는데, 이러한 업무를 실적 중심으로 평가하는 일에 무리가 따르는 겁니다.”

- 하지만 실무자들의 업무 쏠림, 적절한 보상 문제와 관련한 센터장들의 고민 또한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센터별로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한된 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야 하다 보니 기관장들로선 큰 고민일 수밖에 없죠. 또 많은 업무량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직원들은 소진되고 힘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해진 예산이 있다 보니 적절한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실무자들 선에선 그런 부분이 가장 큰 고충이 아닐까 싶습니다.”

- 센터별 적은 예산 규모 또한 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같은 일자리 사업이라고 해도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서울시의 예산 규모가 다릅니다. 같은 서울시라고 하더라도 노동정책국에서 집행하는 사업비 규모와 여성가족정책실에서 집행하는 사업비 규모도 다르고요. 고용노동부의 사업비 규모에 비해 여성 관련 일자리 사업 비용은 수준이 확 낮아집니다. 여성인력개발기관들이 직업훈련이나 취·창업률은 매우 높은데도 예산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게 책정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능원에서는 현재 ‘청년사업 원더풀 캠프’를 통해 인턴을 채용한 기업에 인턴지원금을 주는데, 고용노동부 ‘취업성공패키지’에서 주는 지원금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같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지만 정책 대상이 ‘여성’으로 들어가게 되면 예산이 확 줄어드는 거죠.”

- 평가 방법에 정성적인 부분이 추가돼야 한다는 센터의 요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성인력개발기관 운영평가는 정성과 정량평가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여성발전센터의 경우 정성의 비중이 좀 더 많고, 여성인력개발센터의 경우 정량 비중이 좀 더 많습니다. 특정 평가방법 확대의 요구는 개별 기관에 따라 목소리가 조금씩은 다른 실정이라, 저희는 매년 전문가 자문을 통해 평가방법의 비중이나 배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반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 단기적인 취업률과 창업률로 평가하는 현재의 방식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새롭게 개발한 직종의 경우 단기적인 성과가 바로 나지 않습니다. 최소 3년부터 5년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는 직업군도 있죠. 하지만 현재는 취·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그해 몇 명을 고용시키고 몇 명을 취업시켰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입니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죠. 창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계속해서 낮은 평가를 받는 센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노하우가 있는 센터에선 일정 수준의 점수를 유지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도 있습니다. 낮은 직원 만족도, 높은 이직률, 경력직 직원 유입의 어려움 등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보니 성과가 잘 나지 않고 악순환의 고리가 생깁니다. 저희는 이런 곳들을 끌어줘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달에 한 번 기관장들과의 정기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논의를 하고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죠. 앞으로도 전체 허브로서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입니다.”

- 특히 여능원에서 진행하는 ‘여성일자리 아카데미 종사자 역량강화교육’은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요.

“연초 여성인력개발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교육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취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기획력 관련 교육이나, 사업계획서 관련 교육이 수요가 높은 편입니다. 홍보 담당자들에겐 SNS 등 다양한 채널의 홍보 방법을 교육하기도 하고요. 여성인력개발기관 출강 강사 대상의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금년에 이루어지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내년에는 교육 내용을 새롭게 업그레이드시키고, 경력이 있는 직원들의 역량을 더욱 개발할 수 있는 심화과정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22일 서울 공덕동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오혜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원장이 새로 이전한 사무실을 소개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2일 서울 공덕동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오혜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원장이 새로 이전한 사무실을 소개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기존의 경력단절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남성과 다르게 여성은 결혼이 경력단절의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따라서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력 관리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경력단절에 내포된 부정적인 용어를 바꿔나가는 부분도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정부에서 먼저 실천해야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경력단절 문제를 풀기 위해선 ‘여성 유망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망직종에 대한 정의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여성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양육의 책임이 여성들에게 전가된 현실에서 풀타임이나 정규직이 좋은 일자리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제 근무가 여성들에게 꼭 나쁜 일자리라고 볼 순 없는 것이죠. 이런 부분을 제대로 평가해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봅니다.”

- 일자리 개발과 관련해선 어떤 어려움들이 있었나요.

“2016년 여성 유망직종 20개를 선별한 적이 있습니다. 반려동물, IOT(사물인터넷) 전문가 과정, 수면 컨설턴트 등 최종 4개의 직업군이 선정됐죠. 실제 훈련부터 취업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그 과정이 쉽진 않았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유망 직종이 바뀌기도 했고. 반려동물전문가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그나마 운영이 잘 되고는 있지만 4대보험이 적용되는 정규직으로의 취업 연계가 어렵다보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진행과 동시에 다음년도 취업률이 곧바로 평가로 직결되기 때문이죠. 또한 이러한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연결할 전문 인력이 없어 외부 용역을 활용하여 일시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점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 최근에는 ‘취·창업 협의체’ 등 거버넌스 사업에도 신경을 쓰고 계신다고요.

“여성 일자리와 관련해선 시와 각 센터, 기업과 학교, 민간 기관 등의 연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처음 권역별 취·창업 협의체가 운영되면서 광역협의체, 권역별 협의체를 운영했습니다. 네 개 권역의 성향이 다 다르지만 우리가 하는 여성 일자리 사업을 더욱 특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논의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이제는 기존의 타깃이었던 경력단절 여성에서 청년사업에 대한 부분을 확장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 시내 여성인력개발기관 23곳과 새일센터 6곳 총 29개 기관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서울 권역이 25개 구인데 구별 단위로 여성인력개발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있고 유용한 툴이라고 봅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미 형성되어 있고,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툴을 활용해 이들이 최대한 시너지를 발휘해 여성 일자리 관련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도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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