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으로] 나는 헤픈 남자가 아니다? -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TV속으로] 나는 헤픈 남자가 아니다? -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 문환이
  • 승인 2018.11.18 18:03
  • 수정 2018-11-20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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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으로]

나는 헤픈 남자가 아니다? -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거꾸로 가는 남자>(2018, 엘레오노르 포리아트 감독) 남성과 여성이 바뀐 세상을 그린 영화다. 남자 중심인 '원래 세상'에서 나가던 남자 다미앵은 우연한 충돌사고로 여자 우위인 ' 세상'에서 살게 된다. 기득권자인 여성들의 질서에 적응해야 하는 남자는 약자로서의 어려움에 직면한다. 포리아트 감독 이전의 단편영화와 연장선에 있으면서 더욱 흥미롭다. 프랑스 원제는 Je ne suis pas un homme facile I am Not an East Man, 쉬운(헤픈) 남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원래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남성 중심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거리의 여성을 쳐다보느라 전방주시를 하지 못한 주인공, 다미앵은 기둥에 머리를 부딪히고 만다. 정신이 깨어난 세상은 모든 것이 뒤바뀌어 있다. ‘ 세상 여자들은 양복을 입고, 거리의 남자를 희롱한다. 모든 상사는 여성이고, 남성은 꾸밈 노동을 한다. 그저 신기하고 장난처럼 세상을 바라보던 다미앵은 차츰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이 세상의 남성은 당연히 제모를 한다.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이 세상의 남성은 당연히 제모를 한다.

다미앵은 당연히 충격에 빠진다. 그렇지만 세상이 주는 압박은 개인이 저항한다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마담보바리> 보바리 총각 되어 있는 세상, ‘창녀라는 욕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으며, 카드 게임에서 퀸이 킹을 이기는 세상에 다미앵은 적응할 밖에 없다. 제모를 하고, 각선미가 드러나는 짧은 바지를 입는다. 반면 원래 세상에서는 작가의 비서로 다미앵에게 음료쟁반을 들고 오는 알렉산드라는 세상에서 나가는 작가다. 멋진 차를 몰고, 남자를 맘껏 갈아치운다. 복근을 키우고 약한 존재 남자를 보살핀다. 메이크업은 물론 하지 않고 가슴을 보이는 것에 조금의 거리낌이 없다.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원래 세상의 알렉산드라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원래 세상의 알렉산드라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이 세상의 알렉산드라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이 세상의 알렉산드라

다미앵은 원래 세상에서 남성이다. ‘원래 세상에서 남성이라는 것은 포식자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에서 다미앵은 쉽게 체념하고 적응(?)한다. 남성연대와 함께 성평등을 외치기도 하지만 특이한 생각을 가진 사람’, ‘남자의 이미지를 망치는 남성주의자 남성에게조차 비난받는다. 꼼꼼한 미러링을 통해 감독은 성역할이라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규정된 성역할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성역할에 익숙해져가는 다미앵의 상황이 통쾌하기보다는 숨막히고 조금은 역겹다.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이 세상에서 여성의 유방은 권력이 상징이다
ⓒ Netflix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이 세상에서 여성의 유방은 권력이 상징이다

여성이 상위인 세상 아름답지 않다. 영화 남성주의자들은 권력의 상징인 모형 유방을 가슴에 걸고 시위에 나선다. 감독은 세상 장면을 통해 한쪽 성이 다른 쪽에 비해 우월하다는 사회적 통념이 바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다미앵이 원래 세상으로 돌아오고 세상 알렉산드라도 함께 원래 세상 도착한다. 여성들이 시위를 하고 남자들의 추파를 애써 외면 하는 세상.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감독은 액자구조를 통해 원래 세상 세상 구분하면서 세상이라 해도 아름답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디디고 있는 곳은 원래 세상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우친다. 다미앵이 시위하고 있는 여성들 너머에서 알렉산드라를 향해 손짓하는, 시위대 쪽으로 다가오라는 마지막 장면이 감독이 말하고 싶은 전부이다 싶을 만큼 영화는 드라마도 없고, 특별한 상상력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영화 너머에 있는 현실이 너무 드라마틱해 영화가 도리어 특별해 보인다. 부디 영화가 특별해지지 않는 시절이 빨리 있길 바랄 뿐이다.

문환이 | 자유기고가

사람을 위한 긍정에너지를 발신하는 콘텐츠 창작집단 [쥴포러스] 대표. hwany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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