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투 핵심 ‘성차별금지법’보다 ‘잼버리법’ 우선
국회, 미투 핵심 ‘성차별금지법’보다 ‘잼버리법’ 우선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8.11.18 15:46
  • 수정 2018-11-18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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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05년 ‘남녀차별금지법’ 폐지
성차별 행위 규제할 법 없어
국회 여가위 공청회 올해 넘길 수도
국회 본청에 위치한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장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국회 본청에 위치한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장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100건이 넘는 ‘미투 법안’ 중에서도 핵심인 ‘성차별·성희롱 금지법’ 제정이 공청회조차 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 정부가 2005년 당시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서 성급하게 ‘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을 폐지한 이후 10년 넘게 입법 공백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성차별·성희롱 금지법’은 헌법 제11조 성별에 의한 차별 금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실체법이다. 가령 장애인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나이에 관해서는 ‘연령차별금지법’이 있지만, 성별 등을 사유로 행해지는 차별행위를 규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여성정책 전담기구인 여성가족부의 직무에는 성차별 시정 업무는 포함돼있지 않다. 2001년 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평등권 침해와 차별행위와 관련해 19가지 차별금지사유를 열거하고 있으나 성차별의 개념, 행위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지 않다. 이 외에도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성희롱 금지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성희롱 행위자와 피해자 범위가 법률에 따라 상이하거나 협소하고, 국가 기관 등의 경우는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금지 사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권리구제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성차별·성희롱 금지법’ 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음 제19대 국회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돼왔다. 18대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화된 후 19대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됐고 토론회를 통해 논의가 계속돼왔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는 올해 3월 남인순·김상희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를 했다. 수년 째 국회에 발이 묶인 것이다.

해당 법안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이하 여가위)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국회법 제56조에 따라서 공청회를 개최해야 하지만 여가위는 공청회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난 4월 이주영 의원이 발의한 ‘잼버리특별법’은 공청회 없이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신속하게 심사를 거쳤고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2023년 새만금에서 열리는 세계잼버리대회를 지원하고 조직위원회 설립과 기금 설치, 수익사업과 정부지원위원회 설치, 관련시설 설치 및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여성가족위원회가 성차별금지법보다 잼버리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혜숙 여성가족위원장은 최근 회의에서 성차별금지법을 올해 정기회 안에 끝내자고 당부했지만 실현될지 장담할 수 없다. 공청회 일정으로 꼽았던 11월 말 전체회의에서 웹하드 불법촬영물에 관한 현장질의 일정으로 공청회가 또 밀렸고 12월 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될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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