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평화당 대표실에서 조배숙 민주평화당 갑질근절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국거래소 성폭행 자살 피해자 故 김나영씨 부친과 성희롱 피해자 J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평화당 대표실에서 조배숙 민주평화당 갑질근절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국거래소 성폭행 자살 피해자 故 김나영씨 부친과 성희롱 피해자 J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신의직장으로 불리는 부산의 한국거래소에서 근무하던 김나영씨가 성희롱 피해 사실을 알린 후 집단 따돌림을 겪다 2016년 결국 목숨을 끊었다. 고인의 아버지가 9일 국회를 찾아 진상규명과 처벌, 딸의 명예회복을 호소했다.

민주평화당 갑질근절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조배숙 의원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국회 민주평화당 회의실에서 피해자의 아버지와 한국거래소의 또 다른 성희롱 피해자 J씨와 면담을 가졌다.

아버지 김씨는 딸이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이후 가해자 뿐만 아니라 사측, 직장 동료들로부터 수년 간 2차 피해를 당해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소송을 했지만 패소하면서 충격을 겪었다.

김씨에 따르면 딸의 성희롱 피해는 2012년 당시 상사였던 가해자와 해외 출장 중 성희롱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성희롱이 출장 이후에도 계속 되자 피해자는 이를 회사 인사과, 노조 등 3곳에 알렸지만 그때마다 묵살당했다.

회사는 이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2014년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행하는 미국 출장 계획을 세웠다. 이 사실을 안 피해자가 강력하게 출장거부 의사를 밝혀 출장을 모면했다. 그러나 이후 가해자의 괴롭힘과 집단 따돌림, 악성소문에 시달렸다. 회사로부터 인사상 불이익, 업무 미배치, 호봉 삭감 등 각종 2차 피해를 당했다.

2016년에는 인사이동으로 성폭력 가해자 팀장이 피해자의 바로 옆 사무실에서 일하게 됐다. 결국 우울증이 심해져 병원에서는 최소 3개월 휴직과 절대안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고, 피해자는 휴직 신청을 했지만 회사는 이것마저 의심해서 소견서를 요구했다. 소견서에는 자살위험이 있다고 기재됐고 이는 강제조항으로 휴직사항에 해당되는데도 회사는 이를 어기고 14일 휴가만 쓰게 했다. 이후 회사측은 피해자의 병태도 확인하지 않고 출근을 지시했다. 우울증약과 신경안정제를 복용 중이었고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곧바로 2016년 6월 8일 사표를 제출했지만 이유 없이 반려됐다. 인사과에서는 피해자의 우울증을 발설했다. 직원들 게시판에 우울증 비하 댓글이 계속 올라오자 피해자는 결국 전화기를 끈 채 생활해야 했고 1주일 후 목숨을 끊었다.

한편 지난달 26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이 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한국거래소가 악의적으로 취업규칙을 위반하고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를 시도해 결국 김나영씨를 자살에 이르게 했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역시 부실 조사를 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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