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나는 정말 이기적인 엄마인걸까?
[세상읽기] 나는 정말 이기적인 엄마인걸까?
  •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
  • 승인 2018.11.12 13:05
  • 수정 2018-11-12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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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우리엄마』  ⓒ웅진주니어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엄마』 ⓒ웅진주니어

 

상담을 하다 보면 육아를 버거워하는 엄마들의 마음 밑바닥에서 종종 공통점을 발견하곤 한다. “왜 나는 엄마인데, 엄마인 것으로 충분히 행복하지 못할까” 생각해보면 나도 이 때문에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고작 100일도 안된 아기, 내가 아니면 절대적으로 안 되는 이 아기를 앞에 두고 왜 육아만 하는 것이 답답하고 버겁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이렇게 예쁜데, 왜 가끔씩 내 삶이 이젠 다 접혀버린 것만 같다는 헛헛한 마음이 드는 걸까 싶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보다 더 괴로운 것은 이러한 생각을 하다가 현실감정으로 돌아와 나를 보며 방긋방긋 거리는 아이의 얼굴을 마주할 때였다. “와, 나 정말 이기적인 엄마구나” 그래서일까, 누가 딱히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닌데도 여전히 나는 가끔 눈치를 본다. 계절에 맞는 옷을 금방 꺼내주지 못할 때, 실내화를 가끔 못빨아서 그냥 보낼 때, 친구 생일선물이나 준비물을 빼먹을 때, 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작은 것 같다고 느껴질 때 내가 내 스스로에게 눈치를 준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나에게.

그런데 왜 우린 우리 자신을 놓을 수 없는 걸까? 얼마 전 행복한 일터에 대한 컨퍼런스에서 그로잉맘이 밀레니얼 세대의 직원과 일하며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자인 엄마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 대해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란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의 뒤를 이으며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1981년~1996년에 태어난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이 발표를 준비하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고 묘한 위로를 받았다.

이미 청소년기부터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타인에게 나를 표현할 기회가 많았고 이전 어떤 세대보다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직업’에 대해 생각해볼 매체를 다양하게 접하며 성장했던 밀레니얼 세대 엄마. 나를 중요시 여기지만, 동시에 타인과의 연결을 중시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뭘까가 중요하지만, 동시에 안정적인 것을 원하는, 자유분방한 듯 하지만 의미있고 가치있는 선택을 원하는, 나는 그런 밀레니얼 세대 엄마였던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라는 단어만으로 나를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안에 왜 항상 서로 반대되는 듯 보이는 양가성이 늘 존재 했는지, 왜 나는 엄마라서 행복하지만 엄마로만 살고 싶지는 않은지, 왜 나는 무언가를 하고 싶지만 엄마라는 순간을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은지, 왜 내 안에는 이 현실에서는 도저히 공존할 수 없는 듯 보이는 상반된 욕심이 있는 건지. 그제서야 내 상태를 좀 더 정확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있는 감정임을 발견하는 순간 내가 누군지 앎으로서 찾아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럴 수 있는 거래’라는 안도감은 나에게 죄책감을 한 줌 덜어냈다. 오히려 그것을 인정하니 엄마로서도, 엄마가 아닌 역할로서도 더 나아졌다. 신기하게도.

개인에 따라 양쪽의 무게감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엄마 아닌 나에 대한 욕구가 더 묵직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엄마라는 나에 대한 욕구가 더 무게감을 가질 것이다. 나는 왜 자꾸 다른 생각을 할까? 나는 왜 저렇게 처음부터 한 번에 하지 못할까? 스스로를 자책하기보다는 이야기해줘 보자. “그럴 수 있는 감정이래. 너의 욕구는 이기적이지 않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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