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강력한 여성으로 돌아올 것이다”… 도심 울린 #스쿨미투
“우리는 강력한 여성으로 돌아올 것이다”… 도심 울린 #스쿨미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8.11.03 19:39
  • 수정 2018-11-05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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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페미니즘 등 32개 단체 광화문 집회
300여명 청소년·시민 동참
학교 성폭력 피해자들 고발 이어져
"학교가 안전해질 때까지 외치겠다"
서울시교육청으로 거리 행진도

 

 

3일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소년과 시민 약 250 여명이 모여 스쿨미투 집회를 열었다. ⓒⓒ김진수 기자
3일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소년과 시민 300여명이 모여 스쿨미투 집회를 열었다. ⓒ김진수 기자

학교 내 성폭력을 고발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청소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차별적이고 수직적인 학내 구조와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등 32개 단체는 학생의 날인 3일 오후 2시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스쿨미투 집회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를 열었다. 지난 3월 처음 스쿨미투  이후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첫 집회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자인 양지혜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스쿨미투 공론화에 참석했던 당사자들의 발언을 듣고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 스쿨미투에 대한 전국적 실태조사 시행을 요구했다.

학생과 시민들 3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번 집회에서 학교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고 가해자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외쳤다. 정발고, 광남중, 청주영상, 북일고 등에서 스쿨미투를 외친 피해자들은 직접 단상에 오르거나 대독을 통해 문제를 고발했다.

박하은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 뽑기 위원회 위원은 “용화여고 교사 18명이 파면 정직 등의 징계 절차가 이뤄진 상태다. 특정 선생님들이 아직 자기반성이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도 세상이 용인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문제를 뿌리 뽑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남중에서 스쿨미투를 외친 피해자는 서면을 통해 교내 성희롱, 성추행 사건을 고발했다. 이 피해자는 “광남중 여학생들은 지난 몇 년간 성희롱과 성추행을 수시로 당했다”고 고발했다. 이어 “선생님들이 ‘치마 길이가 길어 보기 안 좋다. 내 무릎에 앉으면 100점을 주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며 “학교와 사회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우린 학교가 여성에게 안전해질 때까지 외칠 것이다”라고 했다.

이후 학생들이 학교에서 들었던 혐오 발언과 겪었던 성폭력 내용이 써진 칠판을 부스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주최 측 스태프가 칠판에 붉은색 페인트로 ‘X’자를 그은 뒤 반으로 부쉈다.

학내 성폭력을 고발하고 학내 차별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와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목소리를 내기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주최 측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학내 성폭력을 고발하고 학내 차별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와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목소리를 내기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주최 측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후 항의를 위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성폭력은 교육이 아니다”, “너희는 우리를 못 바꾼다”, “솜방망이 처벌 말이 되냐” 등의 구호가 도심에 퍼졌다. 이들은 ‘친구야 울지마라. 우리가 끝까지 함께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파이낸스센터를 시작으로 세종대로사거리, 금호 아시아나본사를 거쳐 서울시교육청으로 50여분 간 도심 행진을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서울시교육청 앞에 도착해 자유발언을 펼쳤다.

중3때 같은 반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은 “가장 충격적인 발언은 선생님이 ‘피해자가 뭐 그리 당당하냐’는 거였다”며 “그 남자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았다. 나는 1년 동안 그 남자의 얼굴을 보면서 지내야 했다”고 고발했다. 이어 “피해자는 말하면 안 되는 거냐. 피해자가 당당할 수 있는 한국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은 “중3 때 같은 남학생들이 김치녀 등 혐오 발언을 했다. 제 가슴을 두고 품평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학교는 혐오를 배우는 곳이었다. 선생님들은 ‘요즘은 세상이 무서워 뭐만 해도 스쿨미투냐. 너도 미투할거냐’고 말한다. 정말 궁금하다. 정말 재미있는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 했다. 이어 “성폭력 고발운동을 보고도 웃고 당당한 권력이 우습다. (우리는)강력한 여성으로 돼서 돌아올 것이다”이라고 강조했다.

학내 성폭력을 고발하고 학내 차별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와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목소리를 내기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피해자와 연대하는 포스트잇을 ‘WITH YOU’ 모양으로 붙인 현수막.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학내 성폭력을 고발하고 학내 차별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와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목소리를 내기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왔다. 피해자와 연대하는 포스트잇을 ‘WITH YOU’ 모양으로 붙인 현수막.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집회 주최 측은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정기적인 페미니즘 교육 시행 △학생들이 안심하고 말할 수 있도록 2차 가해 중단 △학내 성폭력 전국 실태조사 시행 △성별이분법에 따른 학생 구분·차별 금지 △사립학교법 개정과 학생인권법 제정 통한 수평적·민주적 학교 조성 등 5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집회에 참여한 장혜원(일신여중)씨는 “친구가 함께 오자 해 참여하게 됐다. 생각보다 사람도 많고 와보니 뿌듯하다. 스쿨미투는 당연한 학생의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운영자 양지혜씨는 “저도 학교에 다니면서 성차별을 경험했고 이야기하는 부분에 있어서 여러모로 고민했던 사람이다. 목소리를 연대로 확장하는 게 행복한 일이다. 집회가 끝이 아니라,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자리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집회는 이후 피해자와 연대하는 포스트잇을 ‘WITH YOU’ 모양으로 붙여 만든 현수막을 서울시교육청 정문에 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마무리 됐다.

주최 측은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동성로 대구 백화점 앞 광장에서 2차 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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