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도심 속 시골 사랑방
메마른 도심 속 시골 사랑방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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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방학3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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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벼룩시장.

<사진·동북여성민우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터라는 이름으로 변경된 지 이제 4년이 됐다. 센터의 목적은 ‘주민편의 및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해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각 동네의 센터는 대부분 취미교양 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는 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동사무소도 잘만 활용하면 이름 그대로 ‘지역공동체 형성’이 가능하다. 최근 한국여성개발원이 주민자치센터의 성공사례로 선정한 서울시 도봉구 방학3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여성의 힘으로 이끌어 가는 곳이라 더 주목을 받았다. <편집자 주>



지역내 음악인들(음악학원장, 아마추어 음악인 등)이 모여 연주하는 ‘한 여름밤의 음악회’,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 참여로 진행되는 ‘벼룩시장’, 새마을문고와 연계한 ‘유아대상 동화구연·초등생 엄마들을 위한 독서지도·청소년 대상 독서 토론마당’, 여성영화 무료 상영.



문화센터에서 진행함직한 내용들이지만 이것은 서울시 도봉구 방학3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미 교양프로그램 개설, 운영이 전부라 할 수 있는 일반 센터와 비교한다면 충분히 주목할 만한 공간이다.



방학3동의 센터가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동북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가 센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민우회가 주민자치센터에 결합한 이유는 소수 의식있는 여성들의 단체라는 선입견을 깨고 민우회의 10여년 쌓인 지역활동 역량을 나누고자 함입니다. 또 지역 활동은 섬세하고 책임감 있는 여성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여성인력을 개발한다면 좋지 않겠어요.”



민우회 부대표 겸 방학3동 주민자치위원회 의원으로 활동하는 김인숙씨의 첫마디다. 민우회가 주민자치센터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99년 행정자치부의 각 동 시범실시 때부터다. 지역활동의 폭을 넓히기 위해 고민하던 중 센터관련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안까지 검토했다.



2000년에는 센터의 활성화를 위해 우선 주민들의 욕구 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시아재단 후원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대상자 파악, 거주기간, 방학3동에 대한 만족도, 불편사항 해결방법, 센터 구성에 관한 인식도, 원하는 프로그램 등 간단한 설문 내용이지만 설문을 통해 센터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 민우회로서도 의미있는 작업으로 평가한다.



설문조사 직후 센터 홍보를 위해 ‘한 여름밤의 음악회’를 개최, 5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높은 호응을 얻었고, 설문조사를 기초로 주민자치위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부분 관변단체 소속 위원들이지만 다양한 마을 만들기 사례 등을 소개하는 워크숍을 통해 센터 활성화를 위한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초창기에는 센터 홍보와 활동방향 규정, 공간 구성에 많은 힘을 쏟았고, 2001년에는 본격적으로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때 위원장이 여성으로 외부적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실질 진행에 있어서는 기존 관변 단체와 동장(동사무소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사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5월 개소식 때는 각 아파트별로 주부들의 수공예 작품 한 가지씩을 받아 만든 큰 걸개 작품을 만들었고, 6개 분과로 나눠 다양한 활동을 했다. 지난해는 한 달에 한번 청소년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벼룩시장을 열었고, 특화 사업을 진행해 도봉구 주민자치과에서 예산을 지원받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 고민 역시 만만치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센터 운영의 중심주체인 주민자치위원 선정 문제. 위원은 각 동의 동장이 선임하기 때문에 동장의 의지대로 관변 단체장이나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즉 주민들을 동원할 수 있고, 지역사업에 경제적 지원이 가능하며 행정 편의상 편안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초창기 민우회에서 주민자치위원으로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구의원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추진했기 때문이다. 다른 동네에서 이같은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씨의 평가다.



또다른 문제는 주민자치센터 관리 담당자가 순환보직제인 공무원이라 센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일을 익힐만 하면 자리를 옮기고 있어 전담인력 배치가 필요하다는 점. 방학3동의 경우 자원봉사자 명목으로 실무담당자를 둬 활동하고 있지만 일반 동네의 경우 주민자치위원들을 교육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전담인력 교육이 우선돼야 할거라는 평이다.



김씨는 “예산 문제, 동별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프로그램 공유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지역 내 여성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함께 한다면 지역공동체 형성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생활 속에 있는 것이며 그 기반을 지역에서 쌓아나가면 여성정치인 30%가 아닌 50% 할당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무엇보다 1~2명의 소수에 의한 운영이 아닌 함께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결책을 마련하고 스스로의 역량을 확인하고 키울 수 있는 자리로 만들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동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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