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 영문과 멜리사 르메이·데비 쉐논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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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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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사 르메이

지난 12월 초부터 건양대학교 캠퍼스에서는 ‘도너츠 사세요’라는 서투른 한국말을 들을 수 있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건양대 영어영문학과에 재직중인 멜리사 르메이(Melissa LeMay, 34세, 미국)와 데비 쉐논(Debbie Shannon, 27세, 캐나다) 교수. 멜리사와 쉐논 교수는 지난해 양초 장사에 이어 올해에는 도너츠 장사로 변신, 한 개에 1000원이라고 외치며 지나가는 학생들을 유혹(?)했다.

이들이 도너츠를 판매한 이유는 수익금을 마련해 논산시 사회복지시설인 논산 애육원 원생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지난해에는 대학축제와 이벤트 때 양초장사를 해서 약 100만원의 수입을 올려 논산 애육원에 전달했으나 올해 도너츠를 팔아 남긴 수익금은 40여 만원 정도라고. 그러나 이들에게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 논산 애육원 어린이들을 한번 더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더 컸기 때문이다.

멜리사 교수는 “미국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다 보니 부모·형제 없이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심정을 저절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들의 작은 온정이 싹터 그들도 나중에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기꺼이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쉐논 교수는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서로 물질적으로만 주고받는 관행이 있는 것 같아서 조그만 사랑과 정성이 담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조그만 소망이 있다. 자신들이 한국을 떠나게 되더라도 대학생들이 애육원을 매년 방문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둘은 “주위에 사용하지 않는 옷이나 장난감이 있으면 영문과 사무실로 갖다주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멜리사·쉐논 교수는 그들의 선행을 주위에 알리지 않고 방학을 보내기 위해 지난 12월 22일 각자 고국으로 돌아갔으며 오는 2월경 귀국할 예정이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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