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느끼게 되는 것이지만 사는 것은 힘든 일이기도 하고 쉬운 일이기도 하다.

어떤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일은 상당히 버겁고 힘이 든다. 하지만 처음에 많은 수고와 고통이 따르더라도 나중에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굳어진다. 그렇게 적응을 하다가 일을 그만두게 될 때는 다시 한번 힘든 시간을 겪게 된다.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일부터 공부를 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아마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죽어도 못 할 것 같던 일을 시간이 흐른 후에는 아주 익숙하게 하고 있는 우리들. 그래서 사람의 적응력을 엄청나다고 하나보다.

재즈댄스를 배웠다. 춤과는 거리가 먼 나였고 그다지 춤을 잘 추고 싶다는 의욕도 가지고 있지 않던 나였다. 처음에는 못할 것 같은 댄스였다. 용기와 결단력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 한두 달 빠지지 않고 참여하면서 눈짐작으로 따라하는 과정을 통해 그 댄스 그룹의 멤버가 돼 있다. 그냥 한다. 그냥 참여하며 운동도 하고 몸의 유연성을 높이는 시간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감기 기운으로 인해 몹시 피로해진 나는 재즈댄스 교실에 빠졌다. 그래서일까? 몸이 뻐근하고 허리도 아프고 아무튼 유쾌하지 못하다.

감기로 인한 근육통인지 아니면 운동을 하다가 멈춰서 생긴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이런 작은 생활의 경험 때문인지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80%는 진리에 가까운 것임을 느끼게 된다.

물론 나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슨 일을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는 철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삶의 항상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싫어하는 일, 아니 내가 감히 할 수 있을까 나의 능력이 의심스럽던 일을 착수하게 되고 또 그것에 적응해 그럭저럭 생활해 간다. 그러다가 또 다른 시도를 맞이하게 되고.

체육시간에 하던 뜀틀이 떠오른다. 약간은 무서운 마음을 가지고 가뿐하지는 않지만 실패하지는 않기 위해 도움닫기하고 발 구르기를 하며 뜀틀을 뛰어 넘는다. 이것처럼 작고 크고 어렵고 쉽기도 한 내 앞에 놓인 다양한 뜀틀을 맞이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나의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변화를 인정하는 열린 마음일 것이다. 주저앉고 머물고 싶지만 그렇게 가만 놔두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린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면 인생은 그리 힘든 길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김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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