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의 민족이면서도 아주 많이 다르게 살아 왔다. 서로 다른 나라, 다른 체제 속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자라 같은 민족이면서도 다른 게 많은 것 같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서로에게 다른 의미가 있다. 그동안 이런 것으로 인한 해프닝이 여러 번 있었다.

한 번은 친구 집에 놀러가는 길에 딸기를 사게 됐다. 중국에선 과일을 팔 때 근을 단위로 팔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아저씨한테 “한 근 주세요”했고, 아저씨는 딸기 한 근을 저울에 올려 400g에 맞춰 주는 것이었다.

중국에서 한 근은 500g인지라 아저씨에게 왜 100g을 적게 주냐고 했다. 내가 외국인인줄 모르는 아저씨는 “학생, 학교에서 선생님이 안가르쳐 줬어요?”하면서 반박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과 친구한테 물어보았더니 한국에서 과일은 한 근이 400g이고, 고기류는 한 근이 600g이라고 했다.

또 한 번은 과 친구들이랑 몸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겪었다. “내 몸무게가 00근”이라고 하자 “야! 너가 뭐 소고기냐? 돼지고기냐?”하며 친구들이 막 웃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몸무게를 말할 때는 근을 쓰지 않고 kg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또 한번은 내가 치과 다닐 때 있었던 일인데 그때도 과 친구한테 “이 교정하러 다닌다”는 말을 “이빨 교정하러 다닌다”고 했다가 수정을 받았다. 그래서 동물에게는 이빨을 쓰고 사람에겐 이라 쓴다고 배웠다.

이밖에도 문화차이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 다른 친구들한테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쓰지만 표현방법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나듯 우리가 다른 면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겠는가!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에게도 다름이 있듯...

그런데 같은 민족에게서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취급받을 땐 너무 가슴 아팠다. 5천년의 유구한 단일 민족의 역사라 그런지 다름을 잘 받아 주기에 인색한 한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도 옆에서 차근차근 이런 차이점들을 설명해 주는 친구들이 참 고맙다.

한편으론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의 동질화가 이뤄져 서로의 다름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사소한 것에도 서로 오해를 하고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입는 것 같다. 우리 서로에게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보지말고 다름으로 받아주자. 서로 사랑으로 용납하고 덮어주는 지혜가 흩어지고 나뉘어 고통 받고 있는 우리 민족에 필요한 지혜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서강대 대학원 박사과정(조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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