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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심한 폭력에 노출…당국 대책 전무

2000년 대명동 참사 업주, 익산서 버젓이 영업

전북도내 성매매업소에 묶여 있는 여성이 이 지역 20대 여성의 13%나 되는 1만8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은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0년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 뒤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탓이다.

이같은 사실은 전북여성단체연합 부설 성매매인권지원센터(소장 정미례)가 5월부터 7개월동안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지원센터는 전북도 안 성매매집결 지역과 상업지역에서 영업하고 있는 업소와 고용 여성 숫자를 조사, 성매매 피해여성 실태를 분석하고 대안을 내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정 소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조사보고회에서 “대명동 대형참사 뒤 단속강화니 성매매여성 인권보호니 말만 많았지, 정작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당국이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성매매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10명중 1명 성매매 피해

▲전북도내 성매매업소 실태=조사 대상은 전북 7개 시·군(전주 익산 군산 정읍 남원 김제 부안)이다. 이들 자치단체에 등록돼 있는 업소는 5731개였고, 이 가운데 2276개 업소와 여기서 일하는 여성 7275명(간접조사에 의해 눈으로 확인한 여성의 최소와 최대수를 평균치로 추정하였기 때문에 이는 최소치이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실제 조사율이 40%이고, 이를 토대로 추정하면 7개 시·군에 고용된 여성은 1만8188명이다.

업소는 21개 밀집지역과 26개 상업지역에 갖가지 형태로 분포돼 있다. 성매매업소 집결지역은 맥주양주·방석집, 여인숙, 유리방, 기지촌 등 4개로 성매매업소 상업지역은 단란·유흥주점, 다방·맥주양주·여관, 여인숙, 모텔, 이용원, 안마시술소, 전화방 등 7개로 나뉘었다. 집결지·상업지 업소의 80%가 전주, 익산, 군산 등 3개 시에 집중돼 있다.

유형별로는 휴게음식점인 다방이 1697개로 가장 많았고, 단란·유흥주점 1491개, 일반음식점 151개, 여관·여인숙·모텔이 1194개, 이용업이 1176개, 안마시술소 4개, 외국인전용클럽이 18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가 이뤄지는 업소를 보면 단란·유흥주점 72개 중 71개, 다방은 73개 중 51개, 여관·여인숙·모텔은 59개 중 52개, 이용업의 경우 12개 중 11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맥주·양주집 19개 모두와 안마시술소 10개 업소는 전부 성매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전북도 성매매업소 인권유린 심각

2000년 참사가 났던 대명동과 개복동 해당업소는 영업정지 상태이지만, 업주들이 익산과 대전으로 자리만 옮겨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모가 적은 소도시나 군 단위에서는 티켓다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대부분이 10대 청소년을 고용해 영업하고 있다.

▲성매매 고용 여성 현황=성매매업소 집결지·상업지역에 고용돼 있는 여성은 7275명으로 추정된다. 7개 시·군에 등록된 전체여성의 수를 감안하면 총인원은 1만8188명으로, 이 지역 20대 여성(13만7999명)의 13.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전라도에서 일하는 게 다른 지역보다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한달 동안 외출을 금지시키고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등 감시와 감금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한다.

대부분 타지에서 온 여성들이 많았고, 보도방이나 단란·가요주점, 또는 다방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여성들의 대부분은 직업소개소나 전 업주로부터 선불금에 묶여 인신매매 된 경우다. 몇 달만 고생하면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소개업자의 말에 3종(유리방, 맥주양주· 방석집)으로 가며, 빚을 갚기는 커녕 사채, 카드 빚이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 피해=성매매업소에 유입된 여성의 96%가 신체적인 위협이나 무기를 사용한 위협, 신체적 폭력, 강간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90%는 신체적인 위협, 49%는 방망이나 병, 칼 등의 무기로 위협, 76%는 몽둥이로 맞았다고 진술했다. 도망을 시도했다가 잡히면 감금되고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는 대답도 많았다.

당국, ‘강건너 불구경’

이런 폭력은 성매매여성들에게 심리적 외상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응답자 100명 중 81명(81%)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었다. 이들의 스트레스장애 심각도(59.37)는 베트남 참전군인의 심각도(50.6)와 걸프참전군인의 심각도(34.8), 아동기 성적학대경험을 가진 성인여성의 심각도(30.6)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소장은 “전북지역은 요보호여성에 대한 선도사업을 일부 실시하는 것 외에 성매매피해여성을 위한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며 “당국의 성매매피해여성 지원대책이나 시설보호 및 탈성매매를 위한 직업교육 등 정책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새움터 김현선 대표는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어떤 동기로 업소에 유입됐든 심각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며 “이번 조사로 이들은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대상이지 결코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경북 권은주 주재기자 ejsk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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