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거지나 못사는 사람들 정도로 치부해 편견이 심합니다. 몇몇 중소기업이나 3D 업종이라 불리는 회사에서는 저임금 노동력인 외국인 노동자의 대체인력으로 탈북자들을 생각하며 문의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이탈주민후원회 조상호 대외협력부장은 탈북 여성에 관한 실태를 말하기 전에 우리 사회에 만연된 편견을 꼬집었다. 조 부장은 “탈북자들은 대한민국 역시 같은 민족이라 생각하고, 국민으로써 동등하게 대우받기를 원한다”며 우리 국민들의 탈북자 전반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낮은 수준인데“탈북 여성에 대한 인식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것이라 추측된다”며 씁쓸해 했다.

월간 자유공론 올 12월호에 게재된 영남대 정치학 윤여상 박사의 ‘탈북자 현황과 한국사회 적응실태’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전 여성 탈북자는 10% 미만이었으나, 90년대 후반 가족단위 탈북이 증가하면서 여성 탈북자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전체 탈북자의 입국 규모는 312명이었으나 이중 여성은 126명으로 40.4%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또 윤 박사는 “2002년 6월말 현재 입국자 562명 중 여성은 303명으로 54%를 차지, 갈수록 여성이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단신 여성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그 이유로 무엇보다 탈북자들의 생활실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탈북 초기와 달리 여성의 경우 노동력과 함께 ‘성’을 매개로 은신처를 확보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후원회 조상호 부장은 여성탈북자들의 증가에 대해“적응과정에 따라 새로운 부적응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탈북 여성이 국내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지원과 적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특히 “국내 여성들도 느끼는 어려움인 경제적 자립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통일 이후나 북한의 붕괴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본다면 냉대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고 계획적이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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