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성정책 토론회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26일 “김대중 대통령도 97년 호주제 폐지를 주장했으나 아직 폐지하지 못했다”며 “친양자제도를 도입하고 호주 승계 제도부터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아침 11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여성계 초청 여성정책 토론회에 나와 “노무현 후보 진영에도 우리 당 출신 보수세력이 있다”며 “내가 선거를 보혁구도로 끌고 간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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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또 “북한은 우리가 지원한 돈으로 핵을 개발했다”며 “대통령이 되면 현금지원은 끊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정책부터 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성계가‘가장 보수적’인 후보로 꼽은 만큼 이날 토론회에서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받고 진땀을 흘렸다. 토론자들은 “법과 원칙을 앞세우면서도 자신에게는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 “남북문제에 너무 강경한 태도를 보여 국민들이 불안하다”며 이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대기실에서 여성계 인사들과 미리 만나 “오늘 꼭 시험치는 것 같다”며 “자잘한 것 물어서 골탕먹이지 말고, 정신이 제대로 박혔나를 봐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방명록에 ‘남녀가 함께 하는 평등사회를 이룩하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토론회엔 임진출·손희정 의원, 강현희 수석전문위원 등 당내 인사와 각계 여성 250여명이 참석했다. 어제 예정됐던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토론회는 후보 단일화에 따라 취소됐다.

특별취재반ddarijoa@womennews.co.kr

토론자

윤순녕 대한간호사협회 이사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이김현숙 평화여성회 대표

박주현 변호사

사회

어려운 질문은 되도록 하지 않겠다.(웃음)

토론회 매번 할 때마다 긴장되는데, 오늘은 더 많이 긴장된다.

사회

대통령 후보로 왜 나왔나 하는 후회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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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는 해도 삼수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후보 모두발언

아버님이 얼마전 97세로 돌아가셨다. 91살 되신 어머니만 남으셨다. 영결식장에서 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일생을 돌이켜봤다. 전남 갑부의 딸로 대학을 갓 졸업한 아버지를 만나 박봉에 고생하셨다.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라고 하셨다.

싱가포르의 사회적 가치는 가정이다. 우리도 여성이 겪는 ‘이중의 부담’을 덜어내는 게 중요하다. 여성문제를 푸는 핵심이 여기 있다 남녀평등의 사회로 가는 길엔 존엄과 가치가 확실히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어떤 점에서 보수라고 지적 받는다고 보나.

호주제 관련해서 공격을 받는데, 나름대로 변명의 여지는 있다.

남윤인순

호주제를 폐지하려면 사회적 합의를 위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난 97년 디제이도 호주제 폐지를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못했다. 나는 당시 안되겠다고 봤다. 나 역시 호주제 문제는 당장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혁은 국민이 공감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여야간의 합의가 이뤄지면 언제라도 가능하다. 우선 친양자 제도 도입, 호주승계 제도 개선은 지금이라도 가능하다. 사실 이것이 고쳐지면 호주제는 그야말로 껍데기뿐이다.

그렇다면 가족제도 어떻게 할 거냐. 이에대해 여성계도 마땅한 답이 없는 것 같다. 우리 당도 아직 대체할 제도를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나 여성들이 갖는 불편함 실질적으로 고쳐나가도록 최대한 노력 기울이겠다.

박주현

어떤 제도든 시기라는 게 있어서 호주제 폐지 의지, 더 보여주면 좋겠다.

사회 1년내로 하겠다?고 말씀 했다.

(웃음) 임기 안에 확보하겠다는 것이었다.

윤순녕

일자리 창출, 보육예산이 많지 않은 것 같다.

100만개 일자리 창출하면 보육이 당장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도움된다. 4100억원인 보육예산을 2배로 늘리겠다. 어머니 역할로 사회를 일궈가는 여성들의 부담을 덜려면 공보육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박주현

예산이 적지 않은가.

정직하게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예산을 말한 것이다.

사회

임시직, 비정규직 제도 개선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안 했다.

비정규직 문제 심각하다. 문제는 고용형태의 신축성이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의료보험을 강화하겠다.

남윤인순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제도를 얼마나 성실하게 집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윤순녕

명예근로감독관제도도 있다.

근로기준법 위반을 잡아야 한다.

지방의회 비례대표 확대 방안은 있나.

비례대표 50%를 여성으로 할당하겠다. 그리고 지역구를 넓히는 부분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김현숙

법과 원칙을 존중한다면서 16대 총선에선 30% 할당제 지키지 않았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는 여성의원 많이 등원됐다.

이김현숙

북한은 어떤가.

잘 모르겠다.

이김 현숙

북한은 20% 정도다.

이영자

성매매방지법 계류중이다.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남인순

부산 유흥주점 여성들 사망사건 잘 알 터이다. 노예매춘, 인신매매 심각한 수준이다.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 시급하다. 성매매방지법 얼마나 알고 계신지, 언제 통과할 건지 궁금하다.

내가 조사해봤다. 법사위 넘어가 소위에서 심리하고 있는 중이다. 답변서에도 썼다. 법 제정 찬성한다.

사회

여성정책 각론에 들어가겠다. 숨 좀 돌리자. 정책도 능력도 중요하지만, 인격이 중요하다. 이 후보는 어떤 인격자인가.

내가 법원에 있을 때로 기억한다. 남편은 중동근로자로 나갔고, 부인이 관리했다. 이혼하게 됐다. 전통적으론 남편 돈이지만, 최소한 두 명이 공유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선례도 없었고,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했는데, 법원 안에서도 반론이 많았다. 아내가 앞에 있어서가 아니라, 남녀는 동반자 관계다. 서로 인격을 형성하는 관계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사회

여성정책 각론 들어가자.

이김현숙

정신대 할머니 문제다. 가해자 처벌, 보상 등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 이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근본적으로 일본 정부가 과거사를 어떻게 보냐가 문제다. 죄인 된 심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은 이런 생각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고이즈미 만나 과거사 인식 제대로 하라는 얘기 했다. 위안부 문제는 역사에 죄를 지은 것이다. 요구해야 한다.

이김현숙

후세들에게 교육하려면 역사박물관 같은 기념관 건립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 이걸 추진할 생각 있나.

있다.

박주현 변호사

여성부 신설을 어떻게 평가하나. 0.039% 예산이다. 여성관련 예산 이렇게 적다. 이 후보 여성관련 예산 얼마나 늘릴건가.

우리 당에서 낸 예산 찾고 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웃음) 여성부 신설 잘 된 일이다. 나는 다른 아이디어 갖고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도 같은 얘기했다. 조정 역할 할 수 있는 부처나 기관 생각했다. 여성부총리 제안한 적 있다.

지금 여성부 문제 있다. 여러 곳에 흩어진 업무 총괄조정 기능 없다. 대상별 업무 기능이어서 그렇다. 집행력도 매우 약하다.

박주현

공기업 여성 채용목표제 공약만으론 부족하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이상 감축됐다. 사내 부부의 경우, 아내들은 거의 다 해고됐고, 판례도 그것을 인정했다. 구조조정 대책은.

공기업 할당 비율 낮은 것 말도 안된다. 정부 산하기관은 분명히 지켜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 구조조정 과정서 여성에게 불이익 주는 것 안된다.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윤순영

모성보호 정책 묻겠다. 영세소규모 사업장, 여성농민 등 출산 뒤 산후조리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회적 부담해야 할 것이다.

사용자와 본인 부담으로 한다면 사용자는 여성 고용을 꺼릴 것이다. 국가나 사회안전망으로 해야 한다.

윤순영

고용보험으로 확대한다 했는데, 이는 사용자에게 부담 떠넘기는 것 아닌가.

고용주에게 지원할 수 있다. 숫자나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김현숙

모든 공공기관에서 성희롱 교육하게 돼있다. 한나라당 한 적 있나. 후보는 교육받은 적 있나.

난 받은 적 없다. 당에선 했다.

이김현숙

성폭력범죄는 친고죄다. 전면폐지 주장하고 있다.

3가지 규정돼있다. 친고죄 폐지안을 낸 것 같다. 피해자의 관계에서 문제가 된다. 본인의 수치심, 사회적 평판 등을 봐서 친고죄 한 것인데, 그렇게 할 때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사람들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친고죄 폐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이것은 모두 폐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본다.

이김현숙

임기 내 폐지가 가능한가.

나는 여성계 요구를 전적으로 존중한다.(박수)

남인순

여성장애인 문제가 폭력, 고용, 자녀양육 3중고다. 한나라당 정책에 여성 장애인 공약이 없다.

장애인 대책은 세밀하게 갖고 있다. 특히 고용, 사회복지 등 대책 많다. 여성장애인은 남성보다 더 어렵고, 국가보조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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