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고우영은 그의 걸작 <삼국지>에서 유비의 책사 제갈량을 여성의 모습으로 그렸다. 천기를 꿰뚫고 대륙의 내로라하는 모사들을 우롱한 제갈량의 신기를 남성성으로 표현할 마땅한 묘수가 작가에겐 없었던 게 아닐까. 독자들은 ‘그녀’ 제갈량이 내뿜는 내공과 치밀함에 넋을 잃었다.

이-명망가형, 노-전천후형, 정-경영인형, 권-활동가형

요즘 각 대선 후보 진영에 제갈량 뺨치는 여성 참모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여럿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실제 여성들이란 점만 <삼국지>와 다를 뿐이다. 이회창 후보의 여성 참모들이 중량감과 조직력을 내세운다면, 노무현 후보에겐 기동성과 참신함을 갖춘 ‘멀티플레이어형’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정몽준 후보는 기획력이 뛰어난 젊은 기업인 출신들을 대거 영입했고, 권영길 후보는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활동가들의 ‘동지적’ 보좌를 받고 있다. 각 후보 진영 여성위원회 혹은 여성본부에서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여성 참모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화려한 경력, 명망가 위주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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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선대위 여성위원장, 오양순 여성본부장, 김금래 여성국장

한나라당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가 많다. 관록의 3선 김정숙 의원이 중앙선대위 산하 여성위원회 사령탑을 맡고 있다. 김영정·권영자 전 의원, 임진출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구당 위원장 14명은 고문과 지도위원으로 활동한다. 부위원장단에 최근 서은경 전 영양사회장, 정영숙 재향군인여성회장, 박정희 여성환경운동연합 회장 등이 새로 들어왔다.

실무를 총괄하는 여성본부장은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양순 고양일산갑 지구당위원장이 맡아 시·도 여성단, 차세대여성단, 여성정치발전단 등 6개 지원조직을 진두지휘한다. 젊은 여성들을 공략할 차세대여성단은 30대 신예 2명이 이끈다. 공동단장인 이혜훈(39)씨는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학 박사며, 대통령후보 특보를 겸임하고 있다. 동갑내기 단장 김수영씨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중장년층을 공략대상으로 한 여성직능본부는 김정숙 위원장이 겸임했고, 여군학교 교장을 역임한 김화숙(예비역 대령)씨가 최근 부본부장에 발탁됐다. 1만2,0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21세기여성정치연합도 직능본부 직속이다.

정당의 속성상 조직도에 나온 이들은 모두 ‘거물급’들이고, 실제 발로 뛰고 정책을 만드는 이들은 따로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을 지낸 김금래 국장이 이끄는 여성국이 그 주인공. 여성계에 오지랖이 넓은 김 국장이 사실상 여성 공약생산과 조직 등 실무를 총지휘한다.

학생운동 출신으로 7년동안 당보부장을 맡은 우윤명(39) 부국장이 김 국장의 또다른 참모. 우 부국장은 통일민주당 시절 당에 투신, 90년 민자당 합당 이후 홍보국에서 일하다 기획력을 인정받아 지난 9월 여성국에 발탁됐다. 여성국원은 7명이다.

여성공약은 강현희 수석전문위원과 강현정 부장이 사실상 도맡고 있다. 10여명의 여성정책자문단이 이들을 돕는다.

정당 사상 첫(9월) 여성대변인인 조윤선(36) 변호사는 선대위 최전선에 배치된 경우. 조 대변인은 서울대 외교학과와 미국 컬럼비아 로스쿨을 졸업하고 김&장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재원. 차장급 부대변인인 채성령(29)씨는 최연소 당직자다.

부산지법 판사 출신인 나경원(39)씨, 한국여성개발원 부원장을 지낸 노미혜씨, 분도예술기획 대표인 윤순영씨는 후보 특보로 최근접 보좌진들이다. 이계경 미디어대책위원회 부위원장 겸 대선기획단 기획위원은 최근 적잖은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

이밖에 후보실 부실장 김영선 의원, 중앙선대위 공동의장 이연숙 의원, 서울시 권역별대책위원장 양경자 도봉갑 지구당위원장, 직능특위 부위원장 전재희 의원 등이 맹활약중이다.

노 후보 주변엔 기획·실무형 포진 ‘1인다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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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여성본부장, 이미경 선대위 대변인, 유승희 여성국장

민주당 기획력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인사들이 ‘1인다역’으로 열악한 조직력을 메우고 있다. 여성계 대모인 김희선 의원이 본부장을 맡아 당 안팎에서 여성표를 모은다. 전현직 광역의원 27명이 부본부장단을 꾸렸다.

국민참여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인 추미애 의원, 중앙선대위 대변인인 이미경 의원, 인터넷선거특별본부장인 허운나 의원이 수직이 아닌 수평적 형태로 안팎 조직을 총동원, 선거대책을 생산한다.

실제로 야전을 지휘하는 건 서울시 의원을 지낸 유승희(45) 여성국장. 유 국장은 시의원 시절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명성을 날렸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을 지낸 유종성씨를 남편으로 둬 시민운동 진영과도 친분이 두텁다. 유종근 전 전북도지사가 시숙이다.

서영교(38) 부국장은 대외사업과 기획업무를 총괄한다. 서 부국장은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우윤명 부국장과 대학 선후배 사이.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서울 중랑구에서 ‘푸른나무 무료도서대여실’ 등 지역운동을 하다 지난 2000년 정계에 입문했다.

새정치여성연대 고양지부장인 왕성옥(39)씨는 홍보팀장을 맡고 있고, 전 서울시 의원 송미화(41)씨가 조직부장으로 당 외곽조직을 관리한다. 김은옥 부국장은 교육 담당. 이들이 사실상 민주당 여성본부를 이끄는 핵심 참모들이다. 홍미영 전 인천시 의원, 연세대 총여학생회 출신인 이은희씨가 후보 부인을 보좌하는 정무2팀에 배치돼 있다. 유송화 수석전문위원은 정책을 총괄한다.

전문 직능인 조직인 특별위원회 아래 보육특위 위원장은 강달금씨가 발탁됐고,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인 김화복씨가 여성체육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들어와 여성 생활체육인을 ‘포섭’하는 중책을 맡았다. 여성판 ‘연청’으로 불리는 새정치여성연대, 여성정치아카데미 교육생, 지구당이 관리하는 ‘비둘기통신원’ 등 외곽조직에도 여성들이 활동한다.

최근 부산에서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한 교수 1100인 외에 여성 교수단도 간접 지원세력이다. 아울러 노 후보와 정책연합을 선언한 개혁국민정당 손이덕수, 고은광순씨도 민주당이 ‘심정적 지원 참모’로 꼽는 이들이다.

정 후보, CEO출신 영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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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낙균 중앙선대위원장, 이영성 여성위원장, 정태자 여성국장

국민통합21 잘 알려진 각계 인사들이 선대위 전면에 나선 것 말고도 크고 작은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많은 게 이채롭다. 신낙균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중앙선대위 위원장, 김행 전 중앙일보 조사전문기자가 대변인, 정미홍 전 한국방송 아나운서가 홍보본부장 등으로 여성들이 요직에 앉아 있다.

실무총괄인 여성위원장은 경기도 여성정책국장과 경기도 의원(민주당)을 지낸 이영성씨다. 자문위원인 전 연세대 객원교수 추애주씨는 서소문 사무실에 상근하다시피 할 정도로 열성파. 중국에서 중의사로 활동하는 김경희씨, 서울시 의원 출신 정금복씨, (주)디우 대표 이영자씨 등 11명이 부위원장단을 이루고 있다. 김진숙 부위원장은 과천시의회 부의장을 하다 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 10%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은 인물.

여성국장은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사무국장 출신 정태자씨가 맡았다. 정 국장은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자유총연맹여성회 중앙운영위원이며 여성계에도 지인이 많은 이로 알려졌다. 정책자문은 주준희 미 콘코디아대 교수가 하고 있다. 기획조정팀장인 신승애(33)씨는 인테리어디자인업체 ‘파터스앤스미스’ 대표로, 지역 라이온스클럽 이사직도 맡고 있는 젊은 인재. 역시 경영인 출신 현지혜((주)휘즈프레즈 대표)씨가 홍보팀장, 여성학 전공자인 김완실씨가 정책부장이다.

16일 여성선대위가 따로 꾸려져 전국 조직망도 완비됐다. 지역선거대책위원장에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을 지낸 박원경(서울)씨, 민주당 수성갑지구당 위원장 출신 박남희(대구)씨, 새천년여성연대 전남도지부 사무장인 이금례(광주)씨 등이 배치됐다.

민노당, 현장 잔뼈 굵은 활동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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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영 여성본부 공동본부장, 김혜경 여성본부 공동본부장, 최현숙 여성위원장

민주노동당 진보진영 후보답게 당직자들도 대부분 현장 활동가 출신. 조직 구성도 기존 정당처럼 후보가 임명하거나 영입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능력이 ‘입증’된 이들이 추대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YH무역 노조위원장 출신인 최순영 부대표, 관악사회복지회 이사장 출신인 김혜경 부대표가 여성선거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이다. 씨알여성회 사무국장 정인숙씨, 전태일 열사 동생인 전순옥씨가 부본부장을 맡았다. 3당 여성국장 격인 집행위원장은 20년 가까이 천주교 사회운동을 해 온 최현숙(45)씨다. 학생운동 출신으로 화가인 이선화(31) 부장이 최 위원장의 ‘러닝메이트’. 두 사람이 사실상 여성 실무·정책을 전담하고 있다.

여성정치세력화연대 회원인 오장미경·오유석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수정씨, 전교조유치원위원장 문경선씨 등이 정책위원으로 활동한다. 김은주(32) 대학노조 여성위원장이 여성노동특별위원장, 심재옥(36) 서울시 지부장이 여성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 윤혜숙(34) 서울시지부 여성위원장이 유세단장이다.

홍보위원으로 작가인 송경아·공선옥·김중미씨와 영화감독 변영주씨가 활약중이다. 이름난 신학자 박순경씨,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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