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스포츠신문 화보란이 온통 궁중의 방중술의 재현이라는 모드라마의 사진으로 뒤덥혔었다. 건강함과 섹시함으로 유명한 여배우가 가슴을 거의 드러낸 채 무릎으로 방바닥에 흩어져 있는 팥을 줍고 배꼽에 얼음이 녹아 떨어진 물을 받아내고 천장에 걸린 홍시를 터뜨리지 않고 혀만을 움직여 먹는 궁중의 방중술을 재현했다는 촬영 뒷이야기와 함께 질펀한 섹시 코드로 신문의 화보란이 장식(?)됐다.

어떤 나이의 사람들도 사볼 수 있는 우리 스포츠신문의 그날 아침 화보는 그러잖아도 시도 때도 없이 성적으로 자극받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자신이 내릴 역에서 내리지 못하는 고충을 선사했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게 했지만...

깊고 깊은 구중궁궐에 들어간 여인네들이 나름대로 자신을 인정받고 집안을 살리고 명예와 영화를 얻는 유일한 통로는 궁중에서 오직 유일한 남자인 왕의 정자를 받아 아들을 낳는 길이었다. 물론 그것은 단순한 정자라는 아기씨의 의미를 초월한 이 세상의 전부와 다름없는 한 사람의 사랑까지 포함하는 의미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왕의 시선을 단숨에 잡는 미모도 필요했겠지만 천신만고 끝에 왕과 사랑을 나누게 되었을 때 기가 막힌 섹스테크닉으로 왕을 사로잡아 다시 자신을 찾도록 하는 것이 그네들이 방중술을 익히는 목표였다.

그래서 그네들은 숨막히는 고통을 참으며 달의 정기를 흡입하기도 하고 살을 뚫는 아픔이었을 지도 모르는 떨어지는 얼음물을 배꼽으로 받아내는 연습도 이를 물고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방바닥에 떨어진 대추도 아니고 팥을 무릎으로 줍는 연습(실제로는 여성의 질구로 팥을 주웠다고)은 다름아닌 오늘날 성학적으로도 권장하고 있는 케겔운동이다.

케겔운동은 여성의 질벽을 강하고 탄력있게 만드는 운동으로 약화된 방광기능을 강화시켜 줄 뿐 아니라 늘어난 질벽 주변의 근육을 수축시켜 주는 운동이다. 산부인과 의사인 아몬드 케겔박사가 창안한 운동이기도 한 이 케겔운동은 성감을 예민하게 하는 기능을 촉진해 줄 뿐 아니라 성관계를 할 때 통증을 없애 주기도 하고, 방광도 조절할 수 있으며, 대변 배출욕구를 쉽게 감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운동을 열심히 하면 아기를 낳은 여성들의 최대 고민인 요실금을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기능을 높여주고, 일반 건강관리에도(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해 성학자들에 의해 최근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이 케겔운동은 하루에도 수십회씩 아무도 모르게 연습할 수 있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아름다운 사랑과 성, 홍성묵)

▲우선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보다가 소변을 끊어 본다. 그같은 동작을 여러번 되풀이하면 어떤 근육을 움직여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 근육을 사용해 한번에 20번 이상씩 하루에 세 번 이상 이 운동을 한다. 소변볼 때 이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하는 것이다. 소변볼 때 소변줄기를 끊어보라는 것은 어떤 근육을 수축해야 하는 지를 알게 하기 위해서다.

성학자들은 이 케겔운동 외에도 아기를 출산할 때 하듯이 질구 근육을 바깥으로 밀어내기를 연습하고 질구를 조여주고 풀어주는 연습을 병행하기를 권한다.

이 운동들은 여성 질근육의 탄력성과 수축력을 높여줘 성관계시 쾌감을 느끼는 데 큰 도움을 주고 남성들에게도 전립선염 등 비뇨기질환을 예방할 뿐 아니라 발기각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하는 등 함께 즐기는 성관계의 질을 높여준다고 한다. 섹스는 사랑하는 남성과 여성이 온몸과 마음을 다해 함께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커뮤니케이션이며 놀이이다.

그렇다면 더 즐겁게 신나게 해 볼 일이다. 더 수준을 높여 누려볼 일이다.

예전에 남성의 아이를 낳아주는 생식도구로서만 자신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여성들에 비해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이제는 생존 때문에 남성을 내 곁에 묶어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과 그에 따른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누리기 위해 내 당당한 오르가즘을 위해 케겔운동을 연습하자.

배정원 경향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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