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제1 참모이자 정치적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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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선후보 부인들이 12일 한 자리에 모여 ‘대통령 부인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왼쪽부터 강지연(권영길 후보)씨, 김영명(정몽준 후보)씨, 권양숙(노무현 후보)씨. <사진·민원기 기자>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권양숙씨). “전통적 역할과 새 요구상을 조화시키겠다”(김영명씨). “여성 지위 향상과 보육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강지연씨). 주요 대통령후보 부인들이 한데 모여 후보 못지 않은 ‘사자후’를 토해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 부인 권양숙씨,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부인 김영명씨,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부인 강지연씨는 12일 한국여성언론인연합이 연 ‘대통령 부인 역할’ 세미나에 참석, 사회자의 요청으로 다양한 ‘대통령 부인론’을 내놨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부인 한인옥씨는 이날 행사에 나오지 않았다.

권양숙씨는 “대통령 부인은 여성 지도자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 여성 지위 향상과 양성평등을 위해 힘써야 한다”며 “단 현행법과 제도, 국민정서에 맞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잇따른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행태를 의식한 듯 “친인척과 자녀, 주변 사람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양숙 청와대 안의 야당 역할 해야

강지연 대통령의 아내는 정치적 동지

김영명 숨은 내조와 적극적 조력 조화 이룰터

권씨는 또 “노 후보보다 앞서지도 뒤쳐지지도 않는 내조를 해왔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 안의 야당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권씨는 대통령 부인의 역할로 ▲대통령의 신체·정서적 안정 ▲반대여론 전달 ▲여성 잠재력 개발, 여성지위 향상 등을 꼽았다.

권영길 후보 부인 강지연씨는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의 국정수행만큼 중요한 직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순 내조자에 그쳐선 안되며, 적극적인 조력자로 몫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프랑스 미테랑 전 대통령 부인 다니엘라를 예로 들면서, “대통령의 아내는 정치적 동지이자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미테랑 부부는 2차대전 시절 레지스탕스 동지였다.

강씨는 “여성차별, 보육 문제 등을 푸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며 “소외계층과 함께 하면서 여성 지위를 높이는 데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힐러리 스타일의 대통령 부인은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몽준 후보 부인 김영명씨는 앞선 두 사람이 원고를 미리 준비해 온 것과 달리 즉석에서 짧게 연설했다. 김씨는 “대통령 부인도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늘 세미나의 결론에 공감한다”며 “대통령 부인은 어렵고 고민도 많은 자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엔 대통령 부인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한 것 같다”며 “숨은 내조라는 전통적인 역할과 적극 조력자로서의 몫을 조화롭게 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사람은 세시간 가까이 계속된 세미나에서 한 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발표를 귀담아 들었다. 행사가 끝난 뒤엔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앞으로 대통령 부인은 국민의 소리를 바로 듣고 최고 정책결정자인 대통령에게 적극 조언하는 제1참모이자 정치적 동반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교수는 “대통령 부인이 제 몫을 하려면 정책적 지원제도가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 후보들은 가칭 ‘대통령 부인 특보’를 임명하고 ▲각 후보 부인들은 대통령 당선 뒤 수행할 ‘대통령 부인 계획(페트프로젝트)’를 밝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현재 청와대 대통령 부인실의 인원·예산을 늘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역대 대통령 부인들의 활동과 업적을 평가하자고 주장했다.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대통령 부인이란 이름은 무엇인가

대통령 부인상 제도적 공식화 해야

김원홍 한국여성개발원 정책실장

“앞으론 대통령 부인의 역할을 제도적으로 공식화해야 한다. 미국은 1967년, 1993년 대통령 부인을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 6명의 행정보좌관과 8명의 비서를 두도록 하고 있다. 이런 일은 대통령 부인 담당 부속실이 중심이 된 위원회가 맡아야 한다. 대통령 부인 활동을 홍보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도 가능하다. 또 ‘사이버 역대 대통령 부인 기념관’을 만들어 일반인이 친근감을 갖게 하고 연구자료로도 활용토록 하자. 대통령 부인의 역할에 대한 연구와 긍정적 역할을 알리는 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 ”

비공식 청탁망 되지 않는 것이 과제

이정옥 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

“대통령 부인의 지위를 인정하건 안 하건 비공식적 역할은 높다. 전근대적 왕비 이상의 개입을 하는 게 현실이다. 이를 인정하느냐 모르는 체 하느냐가 문제다. 대통령 부인 지위를 공식화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전문직업을 갖고 홀로서기 한 여성들의 사기를 꺾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 부인들의 연줄이 비공식 청탁망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담아야 한다. 대통령의 친인척이 개입한 재단은 무엇을 표방하든 무언의 청탁이 담겨 있는 통로로 활용됐다. 기존의 공식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만들고, 모자란 것을 추가 공식화해야 한다. ”

대통령 부인 프로젝트를 만들자

김진애 서울포럼 대표

“대통령 부인 프로젝트를 만들자. 대통령 부인의 사무실 운영도 필수다. 국정 메커니즘을 알려면 정권인수 과정에 참석하고 국사 전반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아야 한다. 개입은 않되 건강한 비판정신을 유지한다. 가족법, 평등 문제에 대한 의견을 신문·방송을 통해 밝혀야 한다. 세상이 바뀌는 와중에도 지켜야 할 가족적 가치를 만들고 토론하라. 특히 외교·노사·주택 문제 등 갈등이 생기고 화합이 필요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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