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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가슴을 눈물로 적신 영화 [I am Sam]. 개봉 전부터 참 기대를 많이 했었다. 계절도 계절이겠거니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가 절실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정박아 아버지와 딸의 사랑.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일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내게 압박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지능이 모자란다는 건 사회생활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말과 다름없다는 것이 정말 답답했다. 한번씩 이런 것에 답답함을 느끼는 날 볼 때면 나조차도 사회부적응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 사회는 너무나 냉혹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면 무조건 틀린 것으로 생각하는 그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자주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다수가 됐을 때 휘두르는 횡포는 정말 끔찍하기까지 하다.

샘(Sam)이 모자라기 때문에 그의 딸을 양부모에게 입양시켜야 한다는 것이 영화의 전체 사건이다. 그가 딸을 찾기 위해 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은 관객들에게 잔잔한 웃음을 준다.

어린아이 같은 순진함과 경쾌한 비틀즈의 음악은 흡족했으나 그가 법정에 들어설 때면 나도 같이 우울해졌다.

그의 상태를 장애로 보고 핸디캡을 가진 사람이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꼭 뺏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처럼 샘을 못살게 굴 때 “너희 나라는 복지국가라면서!!”라고 일어서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다수의 비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살기 위해 장애인의 권리를 빼앗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그 심리가 너무 고약했고 결코 그것을 다름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속 좁음에 나는 두 시간 동안 갑갑한 가슴을 쥐고 있어야 했다.

자신이 편하기 위해 주변환경을 바꾸는 노력을 하는 것과 자신이 편하기 위해 주변환경을 바꾸기로 강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편안히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주제 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째서 그들은 정상적이지 않은 것에 그렇게 집착하는 걸까.

김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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