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재단, 20일 2001 한국인 기부지수 발표

“이 돈이 여성들과 어린이들에게 힘을 줄 것인가. 아니면 그저 종속상태를 강화할 것인가. 나는 변혁을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싶지, 자선을 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저 돕는 것이 아니라 힘을 주고 싶은 것이다.”

기부문화의 선진국인 미국의 모금전문가 조안 플래너건의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연 어떤 의도로 기부행위를 하고 있을까. 변혁을 위하고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약자에게 힘을 주게 함인가. 그 의도 여부를 불문하고 지난 한해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연평균 기부금액이 1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우리 사회 기부문화의 현주소를 밝게 해 주고 있다.

최근 아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이 한국갤럽에 의뢰, 20세 이상 성인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2001년 한해동안 행한 한국인의 개인 기부지수를 조사한 결과 1인당 연평균 기부금 총액은 10만8,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0년의 9만9,000원보다 9,000원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순천향대학교 사회복지과 황창순 교수는 “지난해에 비해 소득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황 교수는 지난해 기부비율은 1년 전(전체의 57%)에 비해 9%가량 줄어들긴 했지만 우리 한국에서도 기부문화가 사회적으로 정착돼가고 있어 다행스런 일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근 아름다운 재단을 비롯해 한국여성재단, 아이들과 미래,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등 공익재단과 모금관련 전문기관 등이 만들어지고 각종 모금관련 워크숍이 열리는 등 본격적인 모금활동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도 그 반증이다. 다만 황 교수는 “광범위한 개인기부자도 참으로 소중하지만 관건은 우리 사회 상류층들의 굵직한 기부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름다운 재단은 재단 설립과 동시에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한 2001년 한국인의 개인 기부지수 ‘유한킴벌리 GIVING KOREA’의 자세한 조사결과를 오는 20일 이화여대 LG 컨벤션 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재단은 ‘아름다운 제휴: 기업과 NGO간의 파트너십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의 주제로 역시 같은 장소에서 국제기부문화 심포지엄도 연다.

김경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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