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17일 금강산에서는 역사적인 첫 남북여성통일대회가 열렸다. 서로의 차이를 확인했지만 ‘역시 우리는 하나’라는, 그래서 통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족적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돌아왔다. 17일 늦은 밤 속초항에 채 닿기도 전에 북핵 개발계획 발표가 있었다는 소식에 춘양호에 타고 있던 남측 참가단 350여명은 남북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으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이번 좌담은 분단 57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대규모 남북 여성들의 만남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없다는 데서 마련된 것이다. 참석자들은 북핵 개발계획 발표로 이제까지 민간 부문에서 이뤄놓은 통일 의지가 꺽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일시

10월 23일 오후 5시 여성신문사 회의실

●참석자

남승희 여협 기획위원, 명지전문대 사회교육과 교수

윤금순 통일연대 여성위원장

이경숙 여연 상임대표

이현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대표

사회:홍승희 편집주간

사회:우선 다녀오신 소감들부터 말씀해주시죠.

@12-4.jpg

▶이현숙

이현숙:저는 개인적으로 1년전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인지 어려운 숙제를 끝냈을 때의 후련함 홀가분함 안도감이 더 큽니다. 또 마침내 여성들이 뭉쳐서 큰 힘을 발휘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남자들이 분단해놓은 것을 여성들의 힘으로 봉합하고 화해하고 왔다는데 대해. 그래서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계기를 이루고 왔다는 것이죠.

~12-1.jpg

◀남승희

남승희:북쪽 사람 만나서 굉장히 기뻤고 친근한 느낌도 받았어요. 아, 이게 핏줄이구나 싶더군요. 저랑 파트너 되신 분이 연세가 많았는데 저를 많이 배려하고 신경을 많이 쓰더군요. 제가 듣기에 거북하거나 답변하기 거북할 것 같은 질문은 안하려고 하시고요. 만나서 동포애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제게는 큰 수확입니다. 앞으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12-2.jpg

▶윤금순

윤금순:귀향하는 버스 안에서 여성 농민들이 평가회의를 했거든요. 굉장히 감격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에 들었던 얘기보다 생각만큼 감격스럽지 않더라고 했어요. 뭔가 여성들이 만나면 눈물도 많고 더 진하게 뭔가가 이뤄질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은 아쉬움이 있더라는 거죠. 사실 저는 이번 대회 준비과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행사를 마치고 보니 역시 여성들이 힘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음... 여성의 힘이라고 하면 하나의 마음으로 모여서 다같이 큰 일을 해냈다는 것이죠.

~12-3.jpg

◀이경숙

이경숙:저는 이번 대회에서 생각지 못한 사람을 만났어요. 91년 아세아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때 집행위원이었던 정명순씨를 만났는데 그분이 지금 평양에서 중앙방송 국장이더라구요. 11년 전 토론회할 때는 우리가 금강산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잖습니까. 이렇게 금강산에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정세도 있지만 그동안 통일운동해왔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사회:지난호에 행사 관련 소식을 전하기는 했습니다만 다녀오신 분들이니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이경:행사는 전반적으로 잘 짜여졌다고 봅니다. 토론회도 있었고 유희 오락 경기에서 같이 어울릴 때는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수예작품전시회를 볼 때는 참 다르구나(일동 웃음) 하는 것도 느꼈죠? 서로 다른 점도 느끼고 부딪치면서 또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고 마무리까지 행사 전반이 참 잘 짜여졌다고 생각했어요. 이제까지 진행됐던 민간 부문의 통일대회 중 가장 잘하지 않았나요? 북쪽도 굉장히 유연해졌고 저로서는 참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 아주 소중한 기회였어요.

:이번 행사는 또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죠. 저는 직접 준비과정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정한 계층이나 특정한 직종이 아니고 범여성이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을 저도 높이 평가합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북쪽이 굉장히 유연해졌다는 생각을 했어요. 체제에 대한 표현을 우리는 자제를 하는데 북쪽은 일상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약간의 잡음이 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봅니다.

:한가지 이번 수해로 강원도 쪽이 피해가 많았잖아요. 금강산에 가서 보니 북쪽 수해피해 도 만만치 않더군요. 가슴이 아팠어요. 임시 복구도 제대로 안돼 있고 논도 쓸려 있고 도로는 망가지고 배추도 물에 잠겨 못쓰게 됐다고 하더군요.

이현:그래요, 수해복구에 200억원이 든다고 하더군요. 금강산샘물공장이 있는 마을 쪽이 물에 잠겨 피해가 많았다고 합니다.

사회:이번 통일대회의 최대 성과를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이경:지난 11년 전 토론회 규모와는 달리 이번 대회는 범여성계가 참여해서 650명 정도 참가했잖습니까. 굉장히 많은 숫자가 하나된 만남을 했다는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만나봐야 구체적으로 뭘 준비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을 알게 되죠. 우리 모두 자기 분야에서 통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느끼려고 통일대회에 참석했다고 봅니다. 650여명이 통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그 단초를 마련했다는 데서 이번 대회의 성과가 크다고 봅니다.

:대규모로 남북여성들이 만나서 여성의 힘을 표출하고 하나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 큰 성과가 있다고 봅니다. 남쪽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다양한 계층이 하나로 뭉쳤다는 점도 높게 평가합니다.

:윤 위원장께서는 북측의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셨다고 했는데 저는 평양 이외 출신은 만나보지 못했어요. 남쪽의 경우는 진보부터 보수까지 총망라된 반면에 말이죠. 남남간의 만남이라는 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이현:저는 여성통일대회 동안 6·15공동선언이 그들의 생활력이라고 하는 것을 다시 느꼈어요. 6·15공동선언이 아니었다면 꿈도 못 꿀 일을 했다는 것이죠.

:맞아요. 우리보다는 생활에 적용되는 강도가 더 세죠. 우리는 6·15공동선언에 대해 별로 얘기 안하잖아요. 헌데 북쪽은 6·15공동선언이 생활의 근간이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현:이번 대회에서 남북 여성의 공통의 화두로 6·15공동선언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 특히 남쪽 여성들에게 더 크게 부각된 점이 있었죠. 저는 북측 여성들을 만나면서 오히려 6·15공동선언의 의미에 대해 더 배워요. 우리는 그냥 만났나 보다, 선언했나 보다 했는데 내용을 가르쳐주면서 자세히 알려주더군요. 우리가 준비해간 문건을 보고 “이 문건은 6·15 정신이 배어나는 문건이 아닙니다” 이러더군요.(웃음) 북쪽은 문건에 대해서 굉장히 치밀하게 준비하거든요.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자주·평화·대단결’이라고 정리하더군요. 우리 민간 부문의 교류는 사실상 6·15공동선언이 있어서 가능했거든요. 그 문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남북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또 하나의 성과라면 남북 교류가 진행되고 남북 관계가 진전되면서 정부 주도로만 전개되면서 국민들은 구경꾼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잖습니까. 그런데 이제는 직접 교류에 참여하면서 남북 교류나 남북 문제를 자기 현실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경숙 대표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뭔가를 생각하게 되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열었다는 것이죠. 남북 교류, 남북 관계가 자기 문제로 대두되는 계기가 된 것, 남북 문제 당사자가 되는 체험을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봅니다.

사회:이현숙 대표께서는 추진본부 상임본부장이셨으니까 이번 대회와 관련한 여러 에피소드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실텐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요.

이현:남북 미술작품전시회 때문에 우리 작품이 세관을 통과할 때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세관에 계신 분이 홍미선씨의 <부엌>이라는 작품을 보고 “이게 뭡니까” 하면서 “아, 홍미선네가 세간을 이렇게 잘 차려놓고 산다 이거지요?” 이랬다고 하더라구요.(일동 웃음) 그럴 정도로 여성 현실을 미술로 고발한다는 개념 자체가 북에 없어서 이 작품을 본 북측 여성들이 굉장히 당황했다고 하더군요. 여성문제에 대해 얘기한 것이 미술전시회였는데 남북 여성의 시각과 문제인식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또 하나는 실무협상에서 일어난 일인데 저희가 예술공연 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넣었는데 북은 ‘여성은 꽃이라네’를 준비해온 거예요.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더군요. “우리는 여성은 꽃이라고 했는데 남쪽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하면 곤란하다”고 말이죠. 곡목을 바꿀 수 없느냐고 해서 결국 바꿨죠. 우리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여성학적 개념 틀이 없어서 이해를 못해요. 우리가 북의 입장을 들어준 것은 우리의 무리한 요구도 북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했거든요, 그래서 우리도 양보할 수 있었던 것이죠.

북은 모순된 여성현실이 있어요. 사회정치적으로는 여성이 상당히 많이 진출해 있는데도 여성을 꽃으로 인식하고 현모양처적인 여성, 희

m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gabapentin generic for what http://lensbyluca.com/generic/for/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