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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임기 동안 윤활유 역할을 하며 행복한 활동가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으로 지난 11일 총회를 통해 정식으로 취임한 이미경씨는 너무나 값진 역할을 맡겨 줘 감사하다며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이미경씨는 최영애(국가인권위 사무총장) 전 소장과 함께 지난 91년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탄생시킨 창립 멤버다. 당시 이 소장은 총무로 상근하다 성폭력 관련 정책을 현장과 연결해 공부해보고 싶은 열망에 93년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New South Wales)대학으로 떠나면서 상담소 일을 잠깐 쉬게 됐다. 정책학 석사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 소장은 97년 상담소 부소장직을 맡으면서 상담소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갔다.

여성운동에서 바라는 것이 어떻게 정책화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이 소장은 현장에서 익힌 경험을 이론으로 다듬어 다시 현장으로 되돌리고픈 마음에 2001년 이대 여성학과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비록 몸은 여러 번 상담소를 떠났지만 마음은 항상 상담소 식구였다는 이 소장은 임기 동안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운동은 외적으로는 어느 정도 틀을 갖췄습니다. 성폭력특별법도 제·개정됐고 전국에 100여개가 넘는 성폭력상담소와 8개의 피해자보호시설이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내적인 성장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 소장은 우선 전국의 108개 상담소 어디를 가도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상담소간에 정보와 노하우를 교환하며 관련 정부기관과도 연대와 협력을 이뤄가고자 한다. 상담소 내부적으로는 내담자들에게 집단상담을 시도하는 등 심리적 지원을 위해 여성주의적 상담을 더욱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설 연구소를 활성화하고 상담소 개소 때부터 10년이 넘도록 상담을 해온 활동가들이 이제는 실무보다는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나눔이(사무봉사)·지킴이(야간상담) 등 자원활동가들에 대한 장기 계획도 빠뜨려서는 안될 중요한 일이다. “제가 상담소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보다 더 많은 걸 느끼고 깨달았던 이곳에서 그들도 활동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싶습니다. 상담소 초기에는 사람들에게 자원봉사나 기부를 부탁하기가 미안했는데 지금은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싶습니다.”

이 소장은 기업에 사회환원의 기회를 좀 더 적극적으로 제공하려 한다. 상담소는 지난 93년부터 독일의 EZE(종교세로 운영되는 재단)에서 1년에 1억원씩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한국이 OECD에 가입하자 2000년부터 지원이 중단돼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과 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시민단체를 지원해야 합니다. 그나마 남자들이 많은 시민단체들은 나은데 여성단체 특히 성폭력추방운동을 하는 단체들에는 돈 내기를 꺼립니다. 우리에게 기부하는 것은 사회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인데 말이죠. 피해여성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찾는데 큰 의지가 되니까요.”

상담소 스태프들에게 너무 적은 돈을 줄 수밖에 없어 미안하다는 이 소장은 대신 스태프들이 교육과 정보의 욕구라도 채울 수 있도록 내부 세미나와 포럼을 정기적으로 가질 계획이다.

“스태프들이 행복한 활동가가 될 수 있도록, 내담자들은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따뜻하고 환한 상담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인터넷 상담 ksvrc@chol.com 상담·열림터 입소문의 (02)338-5801∼2

이정주 기자 jena21@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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