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성통일대회 이모저모
남북 여성통일대회 이모저모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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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오후 4시 40분. 춘향호 선장의 “잠시 후 북방한계선을 넘을 예정입니다. 이틀전 이곳을 통과한 청년대회 참가단은 모두 축배를 들었는데 오늘 여성분들을 어떻게 축하를 할 지 기대가 됩니다”라는 방송 멘트가 나오자마자 한반도기가 휘날리는 춘향호 간판 위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 울려퍼졌다.



○…“드디어 내 반쪽 땅에 왔어! 이렇게 쉽게 올 것을...”(대학생 장미) “통일된 조국에서 살고 싶습니다”(부산 김혜정) “6.15 공동선언 이행하여 꼭 ‘자주·민주·통일된 조국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진주 조성주) 등 각자의 통일 염원이 담긴 대형 핸드 페인팅 플래카드를 제작해 16일 금강산여관에서 있었던 환영만찬장에서 리영희 여맹 부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쪽의 미술 작품이 처음으로 북에 소개되는 의미있는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16일 오전 11시 김정숙 휴양소 안 전시장에서 열린 남북여성통일대회 기념 수예 및 미술전시회에는 남측 미술작품 19점과 북측의 수예 작품 40여 점이 전시됐다. 특히 북측 언론의 관심을 끈 작품이 있었는데 조성숙씨의 <윤금이>가 그것. 이 작품은 통일부가 사전 승인과정에서 불허했던 것으로 행사에 함께 참여한 통일부 관계자의 강력한 항의로 결국 전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또 북측은 누드화와 비관주의적 경향이 짙다는 이유로 4개 작품을 불허했다. 남쪽 그림을 처음 봤다는 50대 북한 여성은 “그림은 밝고 활기차게 그려야 하는데 남쪽 그림은 잘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북측의 작품은 매우 정교한 수예작품으로 남측 참가단은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또 전시회장 한 켠에서는 윤옥진 어린이(7세)와 김명성 군(11세, 금성제2중학교 1학년)이 즉석에서 직접 그린 그림과 휘호 120여점을 남측 참가단들에게 일일이 선물했다. 특히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에게는 일필휘지로 ‘통일 어머니’라고 써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북측이 제공한 솔밭에서의 점심 식사 시간에 유춘도씨(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장기수였다가 2년 전 북으로 귀환한 이재룡씨의 양어머니인 유씨에게 북측이 이재룡씨와 그 부인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름을 지어주어 북한 사회에서는 유명해진 축복이의 사진을 전달했기 때문. 전직 산부인과 의사로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을 따라 지리산까지 들어갔던 적이 있는 유씨는 “이 전쟁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똑똑히 보기 위해서였다. 진주를 거쳐 남강까지 가는 동안 나는 전쟁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았다. 이 역사적인 만남의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북측 여성들 중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인물 중 한사람은 바로 북한 영화 <춘향전> <불가시리> 등에 출연한 바 있는 공훈배우 장선희씨.

결혼해서 6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는 그에게 이번 대회가 끝난 후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냐고 질문하자 “너희들에게는 꼭 통일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북과 남의 어머니들이 굳게 약속했다”는 말을 해주겠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또 참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남쪽 여성들을 만나니 편안한 마음이 듭니다.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면서 “영화 감독과 창조집단에게 통일을 열망하는 영화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16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유희·오락 경기는 남과 북이 서로 섞여 자주팀과 단결팀으로 나뉘어 마음 합쳐 꽃줄넘기, 고깍모자 쓰고 달리기, 우리 엄마 찾기 등의 놀이를 하며 흥겨운 시간을 보낸 후 통일기차놀이로 화합의 한마당 잔치를 벌였다.



○…여성 교류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여성대회 북측 취재진 중에도 여기자들이 눈에 많이 띠었다. <로동신문> 손미란 기자를 비롯한 6명의 여기자들은 상하 파란색의 단체복을 입고 ‘기P자’라고 쓴 완상을 두르고 있어 쉽게 눈에 들어왔다.



해외동포에게 북의 소식을 전한다는 조국사 리금녀 사진기자는 여성의 힘만으로 14년간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온 <여성신문>을 소개하자 깊은 관심을 보였고 <로동신문> 송미란 기자는 본 기자에게 “가정생활을 돌보십니까?”라고 질문해 아직 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결혼 안하면 불안해 보이지요. 모자라서 남자가 없나? 그러거든요”라고 말해 기자를 머쓱하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송 기자는 “여성 기자 동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6·15 공동선언이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는 정치인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만날 수는 없잖은가. 기자라기보다는 민족적 활동을 잘해줬으면 좋겠다. 객관적인 사실보도를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영자신문인 <평양타임즈> 김유경 기자는 “북에도 영자신문이 있다니 놀랍다”고 말하는 기자에게 “아직까지 평양타임즈를 모른단 말입니까?”라며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다고 해 URL을 알려달라고 하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16일 솔밭 점심식사 시간에 <그리운 금강산>과 <만남>을 멋들어지게 불러 북한 여성 동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던 전지현 교수(제주대 음악과)는 “북한 여성들과 이렇게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될 줄 몰랐다”며 “이웃에 사는 친구집에 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만나다보면 통일이 꼭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3년 전 평통자문위원 자격으로 금강산을 한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는 전 교수는 “북한 여성들이 굉장히 활발하고 개방적”이라며 “편견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행사 최고령 참가자는 변숙현 할머니로 올해 79세. 최연소 참가자는 어린이예술단 아름나라 단원인 최윤 어린이로 8살인 초등학교 1학년생이다.



20대에 빨치산이었고 지금은 장기수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통일운동을 하는 변숙현 할머니는 단호하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통일은 꼭 해야 하는 거야. 현대 사회의 명령이라고. 언제까지 두쪽 난 땅에서 살아야 할까? 우리는 자주적인 통일국가를 만들어내야만 해. 이렇게 민간교류를 넓힘으로써 통일의 길이 넓어지고 그 넓은 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갈 수 있게 되면 통일은 반드시 오게 돼.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의 힘으로 통일하기 위해 내가 여기 온 거야.”



○…17일 김정숙 휴양소 운동장에서 남북 여성들은 ‘우리는 하나’‘통일무지개’장단에 맞춰 함께 흥겨운 춤을 추며 합동예술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공식적인 행사를 끝마치고 간단한 점심 식사 후에 손에 손을 잡고 금강산 구룡연까지 함께 산행을 하면서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금강산=신민경 기자 minks02@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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