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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공연, 착한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라며 환하게 웃는 공연기획팀 ‘더 퀸’. 좌로부터 이욱선, 김진희, 김홍진, 김령문씨. <사진·민원기 기자>

“아직은 한 것이 없어서요.”

권진원 콘서트를 한창 기획하고 있던 중 전화 너머로 김진희 기획실장은 수줍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아무래도 첫 공연기획이라 뚜껑을 열어본 후에야 할말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12일 성공적으로 권진원 콘서트가 막을 내린 후에야 이 콘서트를 만든 숨은 주인공, 공연기획팀 ‘더 퀸’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은 여성으로만 구성돼 있다. 김 실장과 함께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김홍진 실장, 디자인을 맡은 김령문씨,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이욱선 실장. 이상 네 명이다. 게다가 이들은 여성 가수들의 무대만 기획하겠다는 아주 편협하고(?) 당찬 원칙을 갖고 있다.

“여성기획자가 만드는 여성들의 색다른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여성들로만 구성된 팀이니까 여성가수들의 무대를 만들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죠. ‘위험하다. 여자 가수들이 얼마나 된다고’라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우리는 더 특수한 메리트를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어요.”

가창력이나 음악성이 있어도 마땅히 설 무대가 없는 여성뮤지션들이 많은 현실을 감안, 그들과 함께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었던 탓이다. 따라서 그들은 ‘여성가수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기획사’를 꿈꾼다. 여성가수라면 한번쯤 ‘퀸과 함께 했으면’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날이 온다면 성공한 셈이라고. 그런 욕심이 함께 일하던 공연 기획사에서 나와 조금은 무모하게 새 사무실을 꾸리게 한 동력인 듯 하다.

“사실 그때는 뭔가 특별한 것을 하고 싶었다기보다 마음 맞는 사람과 일하는 게 중요했어요. 순간, 순간 서로 헤아리는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들의 출발은 이렇듯 소박하다. 지난 7월 학생들이 쓰던 화실을 개조해 타일 하나까지 손수 깔아가며 사무실을 차렸다. 그리고 부딪힌 첫 작업이 권진원 콘서트였다.

“권진원씨 기획사에 무작정 연락해서 콘서트를 기획하고 싶다고 만나자고 그랬어요. 그리고 첫 미팅할 때 기획서를 준비해 갔죠. 그쪽에서는 조금 놀라면서 기획서를 검토한 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 다음날 바로 결정이 났어요.”

그렇게 시작된 첫 ‘껀수’였다. 처음인 만큼 뭐든 배우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그만큼 만족스럽게 공연을 마쳤다고 한다. 기획 중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물었다.

“사실 기획사는 가수를 거의 만나지 못하고 거의 매니저와 이야기하는데 권진원씨와 저희는 가수와 기획자의 관계를 넘어 긴밀한 유대감을 유지했어요. 거의 매일 만나면서 노래순서 하나 하나까지 상의하며 기획했어요. 공연은 어떤 부분이 좋다 아니다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기획부터 가수와 계속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공감하고 함께 만들어갔기 때문에 공연 전체의 느낌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기획하는 과정이 공연 자체가 되는 거죠.”

그들의 기획 마인드가 그렇다. 그냥 기획하고 당일 날 가수가 와서 무대에 서서 보여주는 건 “행사일 뿐 공연이 아니다”라고 당차게 단언한다. 기획에 있어 그들의 철학은 간단하지만 깊이가 있다. 단순히 행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기획자, 가수 그리고 관객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든다면 대만족이라는 것.

이제 첫 콘서트를 마친 그들에게 “많이 남았는가”고 슬쩍 물어보니 진지한 얼굴로 “돈보다는 사람을 남긴 것 같다”며 말을 잇는다.

“여자들만으로 이뤄진 팀이라 일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 많이 했어요. 무시하거나 신뢰하지 않을까봐.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줬어요. 저희 역시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조건 배우는 마음으로 일했고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죠.”

기존 여성가수들의 콘서트 뿐 아니라 신인가수 발굴과 공연 계획은 없는지 물었다. 이제 막 첫 테이프를 끊은 그들에게 조금은 성급한 질문이었을까. 하지만 대답은 명료하다.

“위험부담이야 있겠죠. 하지만 뭐 저희도 위험한데요.(웃음) 처음에 저희도 공연기획 해보겠다고 몇몇 가수들 접촉을 해봤는데 그쪽에서 그래요. 처음인데 뭘 믿고 맡기냐고. 그런데 ‘처음’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처음’을 만들지 않으면 어떻게 뭔가가 이뤄지겠어요. 당연한 절차라고 생각해요. ”

인터뷰를 마치며 “이제 공연 끝났으니 당분간 쉬겠네요”라며 인사를 건넸더니 “쉬면 안되죠. 벌써 쉬라구요? 들어가서 일을 만들어야죠”라고 응수하는 그들의 씩씩함이 믿음직해 보인다.

문이 정민 기자 knnif@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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