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사교육 시장에 외국자본 공동투자 허용

중국의 거대한 교육시장이 계속 빗장을 풀고 있어 주목된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21세기 주역으로 나가기 위해 중국이 인재뱅크 가동을 외치고 외국의 선진화된 교육·출판시장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올 봄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가가 중국에 학원을 설립할 경우 공동투자를 허용했다. 여름에는 사립교육을 활성화하는 법 제정을 서둘러 사립학원에 국립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보장하려 한다고 징화시보(京華時報)가 전했다.

이는 교육의 일대 혁명으로 국가가 획일적으로 교육에 관여하던 데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중국인들은 공립학교를 절대 신봉하며 사립은 ‘공부 못하고 잘 사는 집 아이들이 가는’‘학교도 아닌’ 곳 정도로 보고 있었다. 한국 유학생들이 학생 수가 적은 사립을 택하면 “왜 공부 안 시키는 사립을 보내요?”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그늘에 가려져 있던 사립은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우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공립과의 한판 승부를 노리고 있다.

그 예로 대학입시가 끝나자마자 사립대학들은 앞다퉈 학생모집 전시회에 나섰다. 이 행사는 공립 외에는 대학가는 길이 막연했던 사람들에게 크게 환영받아 성황을 이루었다.

아예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겠다는 앞선 부모들도 있다. 중국인 쪼우링(43)씨는 올해 아들이 대학에 합격했지만 아직 등록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국으로 유학을 가려면 어디서 알아봐야 하지요?” 아들이 국제무역 분야를 전공했으면 하는데 한국은 미국보다 학비가 싸고 중국어 아르바이트를 하기에 좋다고 하니 학비 부담이 적다는 계산이다.

올해 처음으로 재수학원도 생겨났다. 아깝게 명문대에 떨어진 이들만 모으는 등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대학을 세분화하는 정예부대식 재수학원도 있다.

한편 중국 교육 수요자들의 발빠른 대응은 우리 교육상품 수출에도 청신호다. 외국의 우수한 교육교재가 도입되고 있는 시점에 한국의 영어 비디오 교재를 학교에 납품하는 사업에 나선 김영일(47) 사장은 동북 3성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북경의 초·중학교 공략에 나섰다. 그는 운 좋게도 올 9월부터 초·중학교가 다양한 교재를 선택할 수 있게 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피아노를 전공한 윤선미(38)씨는 북경 생활 4년차다. 주변 한국인 엄마들의 ‘제발 아이들 피아노 레슨을 부탁한다’는 요구에 마지못해 강습을 시작했지만 이제 슬슬 욕심이 난다. 중국의 부유층 아이들도 피아노 등 예능을 배우고 싶어하지만 마땅한 교습소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음을 알고 아예 중국인과 합자하여 피아노 전문학원을 설립할 생각이다.

태권도 학원을 필두로 이제 막 열리고 있는 헬스, 에어로빅, 출판 교재, 유치원 교육 등은 여성에게 더 적합한 사교육 시장이다. ‘중국의 교육시장을 잡자’는 통 큰 한국 여성들의 활동이 기대된다.

박경자 중국 통신원agoodchange@hanmail.net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