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와 커피숍에서 만나 얘기를 하던 중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섰다.

그런데 화장실이 들어가는 문은 하나이고 들어가야 남녀 칸이 구분돼 있는 것이었다. 내가 화장실에 들어서기 바로 전 아저씨 한 분이 들어가길래 조금 멈칫했지만 그래도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방금 전 들어갔던 아저씨는 ‘LADY’라고 쓰인 칸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둘러보니 남자 칸에는 소변기만 설치돼 있었던 것이다.

윽.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아저씨가 나오기를 문 앞에서 기다리기가 뭣했다. 화장실에서 기다려야 하는 껄끄러움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비좁은 화장실 내부에서 아저씨와 내가 맞닥뜨려야하는 것이 싫었다. 게다가 문 앞에서 기다리기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난 친구와 앉아있던 자리로 되돌아왔고 기분이 내내 찜찜했다. 생각해보니 커피숍이나 술집 등에는 내부공간을 더 넓히기 위해 화장실을 작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게다가 남녀공용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까지 있다. 그런데 남자의 소변기가 바깥쪽에 버젓이 있는 경우는 정말 민망하기 짝이 없다. 화장실이라는 공간에서조차도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화장실에 가지만 여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남자들이 화장실에 있는 경우는 대개 자신이 피한다.

내 경우에는 마주치기 싫은 것이 약간의 공포와 두려움 때문이다. 그 원인 모를 공포라는 것이 아마도 성폭력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그러나 남자들은 막무가내로, 아니 화장실 구조상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그들은 우리를 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 안에 여자가 있건 없건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화장실에 들어오고 그럼 여자들은 밖으로 나오는 순간 흠칫 당황하게 된다. 물론 남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화장실이라는 공간에서도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며 편안할 수 없는 것은 여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닌가.

김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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