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 사회의 관심 끌기 위한 선택

자살이 금기시되는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지방에서 여성들이 연이어 분신자살을 시도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후 오히려 여성의 지위가 나아졌는데도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의아해하고 있다.

인구 33만명의 헤라트는 이란과 접한 국경지역으로 지난해에는 한 건의 자살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후 올해 들어서만 4명의 여성이 자살을 시도했다. 이중에는 60세 노인과 결혼하도록 강요당하자 자살한 14세 여성도 있다.

헤라트의 지도자인 이스마일 칸은 지난달 병원을 방문해 분신자살을 시도한 사키바, 사나 두 여성과 얘기했다. 이 지역 방송은 7월 21일 이를 한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으로 내보냈다.

병원 침상에 누운 사키바는 헤라트 텔레비전에서 가족들이 1만 달러를 받고 자신을 28살이나 많은 남성에게 두 번째 부인으로 팔았기 때문에 몸에 불을 질렀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자 형제가 남편이 풍요로운 생활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장담하자 결혼에 동의했다. 그러나 6달 동안의 약혼생활 내내 사키바는 선물이나 돈은 구경도 못했으며 남편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길 거부했다.

사키바는 “가족들은 날 팔아 넘겼지만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더 나은 치료를 위해 이란으로 갔으나 3주만에 숨을 거뒀다.

분신자살을 하는 여성은 일부이지만 그 이면에는 더 큰 가족문제가 숨어있다. 사나는 남편에게 저항하기 위해 몸에 불을 질렀다.

사나는 “시어머니 때문에 이런 일을 자행했다”며 “시어머니와 수천번도 더 싸웠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어느 순간 자살 밖에 방법이 없다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시어머니는 부부 사이에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그를 하인 부리듯 했다. 분신을 시도한 날도 시어머니는 사나가 음식에 더러운 물을 넣었다며 고발했다. 사나는 남편에게 시어머니와 따로 살아야 한다고 설득했고 결국 이번 일을 계기로 떨어져 살게 됐다.

헤라트 당국은 다른 젊은 여성들이 사나의 사례를 보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방법을 모방할까봐 우려한다.

동기가 무엇이든 탈레반 시절보다 여성들이 더 많은 자유를 얻었는데도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게다가 자살은 무슬림 사회에서 금기시되고 있다.

몇몇 아프간 인들은 탈레반 시절이 끼친 잠재적인 영향이 이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들은 6년 간의 압제 끝에 여성들이 자신에게 가해지는 불평등에 반응하기 시작했으며 자살이나 자해는 저항의 한 방법이라고 진단한다.

심리학자이자 헤라트 교육학 기구 대표인 아시파 아이막은 쓰라림과 절망감으로 여성들이 자살을 하고 있다며 “그들은 죽음을 원치 않는다. 단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의약품이 부족해 이같은 여성의 80%는 사망한다고 말했다.

탈레반 시절에는 소녀들이 자살을 시도하면 정부는 즉시 그의 부모를 구속했겠지만 이제는 사회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자살을 시도하는 한 이유일 수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사람들은 동정과 분노가 섞인 반응을 보인다. 60세의 파로크 이샤크자이는 이 여성들이 자살이라는 죄를 저질렀으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한다. 그러나 헤라트 대학에 다니는 24세의 로야 하미드는 이들은 가족과 대화하는 법을 모른다며 죽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만약 가족들이 결혼을 강요하면 나는 맞서 싸울 것”이나 “이들 같은 상황에 처하면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위민스 e뉴스 8월 12일자>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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