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문제연구소, 계간 실천문학,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 등은 8월 14일(수)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문학인 4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동안 이광수, 서정주 등 일부 작가들의 친일문학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이들의 작품이 간헐적으로 소개된 적은 있지만 작품목록과 발표시기, 발표 매체명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분야별 친일문인 명단 발표에 앞서 현기영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은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언제까지나 현재형의 질곡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해방 이후의 근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제 아비를 고발하는 심정으로 일제 식민지 시대의 친일 문학작품 목록을 공개하고 민족과 모국어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한다”는 내용의 ‘모국어의 미래를 위한 참회문’을 낭독했다.

이날 공개된 친일문인은 ▲시=김동환 김상용 김안서 김종한 김해강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이찬 임학수 주요한 최남선(이상 12명) ▲소설·수필·희곡= 김동인 김소운 박영호 박태원 송영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무영 이서구 이석훈 장혁주 정비석 정인택 조용만 채만식 최정희 함대훈 함세덕(이상 19명) ▲평론= 곽종원 김기진 김문집 김용제 박영희 백철 이헌구 정인섭 조연현 최재서 홍효민(이상 11명) 등이다.

선정작업에 참여한 문학평론가 임헌영씨는 “1937년 중일전쟁 이후 발표된 글을 대상으로 했고 식민주의와 파시즘의 옹호 여부를 친일의 기준으로 삼았으며 일본어 작품활동이나 친일단체 참여 그리고 창씨개명 등은 참고만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일본어로 작품을 썼으나 항일의식을 드러낸 김사량, 일제의 폭악성을 고려해 한두 편의 글을 남긴 정지용과 김정한은 친일작가 목록에서 빠졌다.

이날 발표된 친일문인 명단과 작품목록은 <실천문학> 가을호에 게재되며 통일시대민족문화재단 홈페이지( www.historyfund.com)에서도 볼 수 있다.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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