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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에는 남자가 한손으로 머리뒤를 멋쩍게 끄적이며 한쪽 눈을 찡

긋하고 있다. 오른편에는 다소곳해 보이는 여성이 서 있다. 이 여성

은 눈을 감고 한손으로 뺨을 만지며 싱긋 미소를 머금고 있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글쎄. 그림만 보면 연인쯤으로 보인다.

두 사람 사이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카피의 글이 눈에 들어

온다. 어? 이거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하는 생각이 퍼뜩 든다.

“그이와 저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절대로 넘지 않습니다. 저희 스

스로를 위해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 말아야 건강하고 행복하

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말투를 보면 분명 여자가 화자이

다.

그러나 이 여성은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채고 있다

는 듯 그 다음에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여름철 건강 실내냉방온도 26-28도. 저희는 건강을 위해 그 선을

절대로 넘지 않습니다.”

요즘 신문을 들추면 자주 볼 수 있는 에너지관리공단의 공익 광고.

에너지 절약캠페인 차원에서 제작된 광고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다 읽고나면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이렇게 진부한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니, 특히나 광고를 만든다는 사람들

이 이렇게 진부한 티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뿐이다 .

여성은 조신하게 자기의 몸을 지켜야 건강하고 행복한 내일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이 지금도 통한다고 믿은 걸까. 실컷 엉뚱

한 상상을 부추겨놓고는 사실은 냉방온도를 말한 것이니 웃어달라?

솔직히 시대에 뒤떨어진 상상력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이다.

또 “여성의 몸은 여성이 지키세요”라는 식의 메시지를 여성이 전

하게 하는 것도 그렇다. 모든 책임은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몰아 세

우는 수법이지 않은가. 광고의 위트와 재치는 어슬픈 표현쯤으로 발

휘되는 것이 아님이 실감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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