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민족통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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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8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2001민족통일대축전 여성부문 모임. <사진·통일뉴스>

금강산에서 2박3일간의 8·15행사 실무협의를 마치고 7일 오후 6시30분 속초항에 도착한 2002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대표단이 북측과 합의된 최종 일정을 전하자 남북 화해 분위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미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 개최 합의,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 북측 참가, 민간에서 진행되는 8·15 서울민족통일대회, 9.8 축구경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한 이후라 일련의 행사들이 예정대로 진행만 된다면 남북은 서해교전 이후 잠시 주춤했던 교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구나 민간차원에서는 9월 중에 금강산에서 남북청년학생통일대회와 남북여성통일대회를 진행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분야별 민간교류 활성화가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대표단이 전한 최종 일정에 의하면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8·15 민족통일대회는 개막식과 함께 남북 합동 예술공연, 학술토론회 등이 치뤄질 예정이다.

14일 직항로를 이용해 북측대표단이 서울에 도착하는대로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환영공연과 환영 만찬을 갖는다. 15일에는 오전 9시 30분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민족단합대회 및 합동예술공연이 열린다.

한편 이 날 반포동 조달청 문화관에서는 남북공동미술전 및 6.15 선언 기념 행사 사진전을 개최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북한의 산수화 등 국보급 10여점이 선보인다.

16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부문별 상봉모임을 갖는다. 추진본부 대표단이 북측과 합의한 바에 의하면 부문별 모임은 노동, 농민, 청년, 학생, 여성, 문예, 언론, 민화협, 종단 등 9개 부문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 30분에는 ‘독도 영위권 수호와 일본의 과거 청산을 위한 우리 민족의 과제’를 주제로 학술토론회가 열린다. 경복궁, 창덕궁, 남산타워 등 서울 관광을 마친 뒤 저녁 8시 워커힐호텔 무궁화홀에서 환송회를 마친 북측 대표단들은 17일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돌아갈 예정이다.

북측에서는 김영대 민화협 회장을 단장으로 100여명의 대표단이 참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의 대표적인 민요가수 석련희를 비롯해 예술가들이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남측과 북측이 민족통일대회 행사일정을 합의하자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측은 9일 세종홀 연회장에서 제2차 대표자 회의를 갖고 대회 추진계획안을 검토할 예정이며 같은 날 오후에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각계 원로들의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마련한다.

여성계도 9일 오후 1시 통일연대와 종단, 민화협 여성위원들이 먼저 모여 행사 준비 내용을 점검한 후 이어 여성단체협의회, 여성단체연합 대표들과 구체적인 프로그램 진행 사항을 마련할 계획이다.

7일 현재까지는 북측 대표단에 여성계 인사가 얼마나 참석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남측에서 초청장을 발송해야 하기 때문에 10일 안으로 참가자 명단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부문모임에서의 가장 중요한 화제는 2001민족통일대축전에서 합의한 남북여성통일대회가 될 것으로 여성계는 전망했다. 이미 지난 6.15 민족통일대축전에서 오는 9월 금강산에서 개최할 것과 이를 위해 이후 실무회담을 가질 것을 합의했기 때문에 이번 상봉모임이 남북여성통일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 형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토론회에서

남북여성통일대회까지

남북교류에서 여성계가 거둔 성과는 매우 컸다. 비록 남북회담이나 장관급 회담 등 통일정책이 논의되는 자리에 여성은 배제되어 왔었지만 민간교류가 남북관계에 미친 영향이 컸다면 거기에 여성계도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1991년부터 93년까지 진행된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로 남북여성들이 민간교류의 물꼬를 텄다가 잠시 중단된 이후 작년 평양에서 열린 2001민족통일대축전을 계기로 실질적인 남북여성교류가 재개됐을 때 여성계는 남북여성통일대회라는 큰 성과를 거두면서 일찌감치 통일과정에서 여성의 주류화를 이루어냈다.

이런 성과는 여성계가 종종 남북 정부간 접촉이 주변정세에 의해 사실상 차단되는 시기에, 정부 주도의 통일노력이 벽에 부딪쳤을 때 민간부문도 아울러 위축되는 통일운동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임으로써 확보된 것이다.

그런만큼 서해교전 이후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재개되는 상징성이 큰 이번 행사에 대한 부담도 크다. 우선은 작년에 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서 남북여성 실무접촉단이 6.15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역사적인 남북여성통일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지 꼭 1년만에 약속한 행사를 비로소 갖게된만큼 성공적으로 치뤄야 한다는 부담감이 여느 때보다 훨씬 크다.

또한 작년에 열린 남북농민통일대회 직후 남북농민연대회의가 성사되지 못한 점을 여성계는 되풀이하지 않아야겠다는 의지도 행사를 맞는 여성계가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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