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조사에 따르면 20∼34세 말레이시아 여성 중 48.1%가 한번도 결혼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특히 중국계 여성들에게서 이 비중이 두드러져서 인구감소 위협을 느낀 중국여성정치단체(MCA Wanita, Malaysian Chinese Women's Association)가 독신 남녀를 대상으로 한 큐피드 클럽을 형성하고 그룹 중매운동에 나섰을 정도다. 그러나 MCA의 큐피드 클럽에선 아직 한 건도 중매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나오질 않고 있다.

이처럼 독신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제도적으로 성차별이 두드러지지 않아 대다수 여성들이 결혼보다는 커리어 향상에 보다 열중하기 때문이다. 또 독신여성에 대해 사회적으로 노처녀라는 선입관을 가지기보다 능력과 독립성을 갖춘 인격체로 여겨 오히려 존중해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직업전선에서도 독신여성이면 취업이나 승진이 더 쉬운 경우가 보통이다. 육아 가사 부담이 없으므로 그만큼 더 사무에 집중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신여성 상사면 그들이 가진 치밀성과 일에 대한 정열을 예상할 수 있어 남자직원들이 한결 더 긴장해야하는 예가 허다하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환경에서 자라온 이곳 여성들은 다양한 인생에 대한 선택도 원하는 대로 독특하게 한다. 대다수는 결혼이 인생의 대사이긴 하나 전부는 아니라는 입장이며 결혼 여부보다는 자신의 장래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여긴다.

독립성 유지 문제는 배우자를 만난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 자체를 위한 결혼을 굳이 강요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가족의 지지가 탄탄하거나 커리어 향상이 빠른 여성일수록 가사 육아를 고민해야 하는 기혼녀의 구속(?)을 당하지 않기 위해 결혼으로부터 관심이 점점 더 멀어지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에선 결혼 적령기가 훌쩍 넘은 딸들이 부모님과 한 집에서 자연스럽게 같이 지내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이들은 자식을 낳고 기르며 혈통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꼭 자신의 몸에서 나온 혈통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가족친지간에 서로 입양을 하거나 독신여성들이 전혀 혈연관계가 없는 아이들과 대리부모 관계를 맺어 교육 육아 등을 도와주는 예도 허다하다. 이렇게 한번 이루어진 대리혈연 관계는 친혈연관계나 별다를 바 없이 평생 이어지는 게 관례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은 결혼 적령기가 훨씬 넘어가도 조급해 하거나 절망적인 모습을 잘 비치지 않는다. 주말이면 친구 동료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휴가철이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독신여성들은 자유롭게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져서 굳이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임봉숙 말레이시아 통신원/요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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