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체육단체 여성회원 70% 임원진은 0∼33%

남성 임원진, 남성 지도자 많은 건‘본능 탓’여겨

월드컵 폐막식 날 독일방송들은 성공적인 월드컵, 특히 정열적이고 신사적인 한국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월드컵으로 한국인은 스포츠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섰다. 경제성장과 함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유럽의 경우에 비춰볼 때 앞으로 한국에서도 사회체육의 의미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체육, 남녀 평등의 장이 아니다’라는 연구발표가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독일 올덴부르크(Oldenburg)에서 열린 체육사회학 연례 워크숍에서 하트만 테브스(Hartmann-Tews) 교수와 연구원 콘브링크(Combrink)는 ‘다른 단체와 마찬가지로 체육단체에도 남녀불평등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발표했다.

~9-1.jpg

◀ ‘체육, 남녀 평등의 장이 아니다’라는 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끈 하트만 테브스 교수. <사진·조한나>

하트만 테브스 교수가 체육협회와 동호회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단체 회원 중 여성은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70%에 이르렀다. 하지만 임원진의 여성비율은 0∼33%로 매우 낮았다. 그나마 임원진에 속한 여성들도 대부분 청소년 또는 부녀자 담당지도자에 한정돼 있었다. 회장 부회장 등 결정권을 행사하는 임원진에 속한 여성은 10%미만에 불과했다.

저조한 여성임원진 비율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를 바라보는 남성임원진의 시각이다. 이들 중 많은 수는 모성 ‘본능’ 때문에 여성 임원진이 부녀자·청소년 담당부에 집중돼 있다고 여겼다. 반면 회장진에 남성이 많은 이유는 남성들의 지도자적 ‘본능’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결과는 여성운동가들의 수십년 동안의 노력으로 ‘본능에 따른 성역할 분배’라는 신화가 어느 정도 깨지고 있다고 희망을 가졌던 많은 이를 경악케 했다.

이처럼 체육단체들이 다른 경제·사회단체들에 비해 보수적인데 대해 하트만 테브스 교수는 “근육 순발력 등이 남성의 상징으로 동일시되면서 체육이 오랫동안 남성중심으로 발전해온 데 이유가 있다”고 해석했다. 또 경제·사회 단체는 오래 전부터 여성학의 연구대상이 되면서 이들의 성역할 구조가 자주 비판받아온 데 반해 체육단체에 대해서는 아직 거의 연구가 이뤄지고 않은 점도 한 이유다.

하트만 테브스 교수와 연구원 콘브링은 체육이 앞으로 남녀평등의 장이 되려면 적극적인 여성정책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체육단체나 동호회에 남녀불평등을 담당하는 여성부를 설치하고 불평등 근절에 관한 행동강령을 정하거나 아이를 가진 여성을 위한 탁아소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

이번 연구대상 단체 중에는 이같은 정책을 이미 실시하는 곳들도 있었다. 이 단체들에는 여성회원이 다른 곳보다 많았으며 실제 결정권을 가진 임원진에 여성이 속해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한 단체는 1980년대 말까지 여성부를 두는 등 적극적인 여성정책을 펼쳤지만 새 회장이 취임하면서 여성부를 ‘예산낭비’로 여기고 폐지해 버렸다. 이와 함께 여성회원의 수가 현저히 줄었으며 여성임원 수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예는 적극적인 여성정책이 체육계에 여성임원을 늘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여성들이 체육에 다가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한나 독일통신원 h.cho-heinze@gmx.de

독일 체육대학 여성학 연구소 연구원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