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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란의 작가 정형강 씨의 두번째 작품전이 8월 19일부터 24일까지

현대 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정형강(60)씨는 61년 이화여대 가

정학과를 졸업하고 남편(엄영석, 외대 경제학과 교수)의 미국 유학을

내조하며 미국 UCLA에서 3년간 드로잉과 수업을 받았을 뿐 정식 미술

공부를 따로 한 적은 없다. 남편 방콕에서 교환교수로 근무하던 시기

에 양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면서 양란을 그림의 소재로 택하게 되었

던 것. 정형강 씨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83년. 주부로 살면서

주변 친구들의 적극적인 권유에 힘입어 열심히 그림수업을 해왔다.

87년 국립현대 미술관 현대미술 아카데미 유화반에서 수업를 받고 90

년부터 목우회 공모미술대전에서 연속 4회 입선한 경력을 쌓았으며

96년에는 아세아 미술초대전, 제30회 국제문화미술대전, 태국 국왕즉

위 50주년기념 초대전을 열기도 했다.

40대 후반부터 취미삼아 그림을 시작한 늦깍이 화가였지만 두번째

개인전을 갖게 되는 정형강씨는 화단에서 인정받는 화가로 자리잡았

으며 특히 란을 주제로 한 그림에서는 1인자로 인정받고 있다. 정형

강 씨는 ‘뭔가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으면서도 선뜻 실천에 옮

기지 못하는 주부들에게 용기를 주는 화가이다. 바로 자신이 거기에

서부터 출발해 성과를 거둔 성공사례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

는 ‘남들 잠잘 때 못자고 놀러갈 때 가지 못하고 작업에 몰두한 열

성’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정 씨는 망설이는 주부들에게 “못한다

못한다 하면서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시작하면 반듯이 할 수 있

으니 우선 덤벼보라 ”고 조언한다. “그림에 몰두하다 보면 만사를

잊을 수 있다 ”는 정 씨는 또한 그림 그리는 과정이 “마음의 삼독

심(三毒心-욕심, 화, 어리석음)을 없애는 선(禪)의 한 방편 ”이라고

말한다.

미술평론가 윤진섭 씨는 “정형강의 그림은 양란을 화두로 한 소박

한 삶의 수양”이라고 해석하고 이번 전시된 작품에 대해 “그의 꽃

그림은 이전의 꼼꼼하고 세밀한 표현법에서 과감한 생략과 단순화의

단계로 들어서는 대범한 표현법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는 “작가

의 시각이 대상에 대한 냉엄한 관찰에서 내면의 심상 쪽으로 선회하

고 있는 미세한 변화 ”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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