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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세무서장이라는 것에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여성이라는 장점을 살려 직원들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대민 업무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향후 김천의 여성단체들과 연계하는 등 여성을 위한 사업에도 주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국세청 개청 36년만에 첫 여성 세무서장이 된 제연희씨가 밝히는 승진소감이다. 그가 세무 공무원으로 첫 발을 디딘 것은 사세서기보로 임용된 1967년. 36년 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3년 사무관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2000년에는 첫 여성 서기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에게 있어 평생의 화두는 ‘최선’. 그는 “항상 주어진 일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수행했어요. 공무원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생활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한 것 같아요”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종합상담실에서의 근무 기간을 꼽는다.

“남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주는 일이 적성에 맞았어요. 특히 납세자들 가운데는 여성들이 많았기 때문에 저를 편하게 생각하고 상담을 의뢰해오는 분들이 많았죠. 18년 이상 상담 관련 업무를 진행하며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그의 표현을 빌지 않더라도 그의 전력은 충분히 치열한 삶의 여정을 확인시켜준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1980년에 세무사 시험에 합격했고 1990년 초반에는 세무관리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는 등 자기계발을 위한 남다른 노력을 해왔다. 직업에서의 경력 다지기 과정도 눈에 띄는 사항.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총무·부가·재산·소득세 과장 등을 두루 섭렵하며 관내의 총체적인 시스템을 바라보는 안목을 갖춘 그는 서기관 시절 민원제도과에서도 근무,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관리자로 성장했다. 지난해 3월 국세청 전화세무상담센터의 창설 멤버로 활약했을 당시에는 24시간 전화자동세무상담시스템을 개발하고 전화예약제를 실시하는 등 국세청의 대민 서비스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국세청은 여성들이 일하기에 적합한 요소가 많아요. 세무나 회계 분야가 세심하고 꼼꼼한 여성들이 접근하기에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죠. 국세청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이 3천800명으로 20%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공직자의 길을 걷겠다는 많은 여성들에게 세무직을 추천하고 싶어요.” 세무직에서 입신한 선배로서의 당부는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요소는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는 92년부터 5년 가까이 진행한 부랑자 무료진료 병원에서 설거지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목에 힘이 들어가 있을 것만 같은 세무공무원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싶지만 그는“세무 관련 일을 하다보니 꼼꼼한 것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설거지가 세심한 점이 활용되기에 좋더군요.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설거지를 한 것 뿐이에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그럴 때 그에게서는 어머니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와 함께 여성 창업을 위한 이동상담실을 운영하고 여성단체와 협력 사업을 벌이는 등 여성을 위한 대외 활동에도 열성을 보였다. 2000년 7월에 여성의 지위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여성특별위원회로부터 위원장 표창을 수상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업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점이 관리자로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어요. 공직에 근무하는 많은 여성들도 여러 분야의 근무를 통해 관내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꿰뚫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해요. 물론 본인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발굴해 자기만의 노하우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죠.” 그는 내내 열린 마음으로 여성 공무원들에게 충고하기를 아끼지 않았다.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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