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한 대학 워크숍에서 출발, 미국 전역으로 확산

활쏘기 사냥 캠핑 카누 등 다양한 외부 여가활동 강습

강사 대부분 여성, 유색·장애여성 참여도 유도

여성들이 낚시·사냥·카누·캠핑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990년대 시작된 교육 프로그램이 최근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위민스 e뉴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46개 주가 여성을 위한 외부 여가활동 워크숍을 열었으며 캐나다 2개 주도 이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매년 1만5천명 정도의 여성들이 참여한다. 대부분의 주는 어머니와 딸반, 할머니반 등으로 학급을 나누고 초보자부터 기술용어를 아는 여성까지 다양한 수준에 맞게 프로그램을 준비해놓고 있다.

이 강습에서 여성들은 위협이 없는 환경에서 실제 훈련을 받는다. 대부분의 강사는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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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주에서 프로그램을 열고 있는 진 버거슨은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가르친다. 질문에 친절히 답하고 여성이 여성의 멘토로 활약한다”고 소개했다. 미네소타주에서는 활쏘기·도보여행·카누·낚시·캠핑기술·자연 이해하기 등의 강좌를 열고 있다.

올해 6월 말에 열린 워크숍 첫날 20명의 여성들은 미네소타주 프라이어 호수에 있는 말과사냥클럽에서 모의사격과 낚시, 들판에서 요리하기와 탐험 등을 배웠다. 이후 작은 그룹으로 나눠 각종 장비를 어떻게 다루고 숲속에서 사냥하려면 어떤 실마리를 이용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이들은 ‘내가 이걸 할 권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버리고 용기백배해서 돌아왔다.

8년 동안 남편과 함께 사냥을 다녔던 테리 재스코윅은 지난해 처음으로 숲속에서 홀로 사슴을 기다렸다. 이때 그는 갑자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에 휩싸였었다. 그는 “수업을 듣고 나니 훨씬 편안해졌고 사냥감을 쫓는 기술도 늘었다”며 만족해했다.

위스콘신 스티븐스 포인트 대학의 크리스틴 토마스 교수는 이 여성들이 이를 통해 자연보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음을 발견했다.

이 강좌를 듣고 이미 전문가 수준이 된 미네소타주의 베티 윌킨슨은 “사냥은 살생이 아니라 환경의 일부가 되는 경험이다. 동물을 관찰하고 동물들이 나를 자신이 사는 환경의 일부로 여길 만큼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나는 총을 쏘면 99%를 맞출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1990년 위스콘신 스티븐스 포인트 대학의 워크숍에서 시작됐다. 이 대학 자연자원학과 토마스 교수는 ‘왜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냥이나 낚시 같은 외부 여가활동을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는 곧 여성들이 공식·비공식적으로 이같은 스포츠를 배울 기회가 적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토마스 교수는 이런 활동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위스콘신주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반응은 압도적이었다. 정원보다 2배 이상많은 여성들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1991년부터 다른 주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 매년 비슷한 프로그램을 여는 주들이 늘어났다.

이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모든 여성이 외부 여가활동에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란다. 1997년 이들은 유색인종과 장애여성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고 결정했다. 최근 위스콘신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한 강좌를 이들의 주거지까지 찾아가서 열었다. 강사 역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

현재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들은 집에 돌아가서도 꾸준히 여가활동을 즐기고 있다.

버거슨은 “여성들이 첫 낚시에서 고기를 잡았을 때의 표정은 정말 멋지다. 나는 많은 여성들이 자아존중감을 얻어가는 걸 본다. 이게 바로 여성의 힘이 확장되는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관련 홈페이지 http://www.uwsp.edu/cnr/bow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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