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가해자였던 베트남전 가르칠 때

성공회대학교 사이버NGO 자료관 등 5개 시민단체가 베트남전을 재조명하고 한국군 민간인 학살의 진상규명 노력을 담은 35분짜리 교육용 CD롬 <전쟁의 기억으로 쓰는 평화이야기>를 지난 2일 출시했다.

국제민주연대 소속 베트남전 진실위원회와 베트남 평화 의료연대, 나와 우리,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이 함께 참여한 CD롬 제작 기획단 중 한 명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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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의 진상을 규명, 사죄하는 작업을 통해 과거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이 CD를 만들었습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밝힘으로써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던 참전 한국 젊은이들도 위로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죠. 그럼으로써 양국간 평화의 세기를 만들어가자는 뜻입니다.”

한교수는“전쟁이 얼마나 무의미한 폭력인지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인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교육자료가 될 것”이라고 이 CD를 소개했다.

4부로 나눠 제작된 CD의 전반부는 베트남전 실체와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기밀 해제된 주월미군사령부 감찰부 조사보고서는 1968년 부터 이태간 총 95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3개 마을의 학살사건에 한국군이 개입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다. 후반부에선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참전군인들의 실태와 사죄작업 현황을 짚어보고 있다. 나레이션은 평소 한홍구 교수의 글을 좋아한 연극배우 오지혜씨가 흔쾌히 맡았다.

“일제 정신대 징용과 한국전 노근리 사건 등 외세에 의해 저질러진 만행에는 분노하면서 정작 우리가 저지른 학살에 침묵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교실에서 우리가 가해자가 됐던 베트남전의 참담함에 대해 가르쳐야 할 때라고 봅니다.” 한교수의 이 말은 선진국을 입버릇처럼 되뇌는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갈 길을 제시하는 한마디일 듯 하다.

구입문의: 성공회대학교 사이버 NGO자료관 (02)2610-4741

이박 재연 기자reviv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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