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로서 느끼는 사명감 남달라

“강력반 형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제 체구가 작다보니 범인을 제대로 검거할 수 있을까 염려했던 거죠. 그러나 형사는 동료들과 함께 공작(수사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팀플레이가 관건이예요. 더군다나 강력반은 팀 전체가 다 움직이거든요.”

여경의 날을 맞아 일계급 특진한 ‘부산 동래경찰서 강력반 박정희 형사’는 그래서 특진의 기쁨을 함께 고생한 동료 형사들과 나누고 싶다고 한다. 물론 동료들도 그에게 ‘고생 많이 했고 특진 자격도 충분하다’며 축하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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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경사는 경찰관이 된 지 올해로 11년째다. 동아대 법대 87학번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92년 경찰관이 됐고 경찰 생활 중 6년여는 형사로 근무했다. 부산경찰청 여자형사기동대에서 3년을 보냈고 99년 3월 6일부터 동래경찰서 강력반 형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현재 동래경찰서 2개 강력반 내에 여경은 박 경사가 유일하다.

“맹아학교를 다니던 여아가 1년여 동안 아버지 친구에게 상습적으로 강간을 당했던 사건이 있었어요. 피해자 부모가 가해자를 고소하자 가해자가 되려 성에 일찍 눈뜬 당돌한 아이 운운하면서 모함을 하고 심지어 아버지 친구들은 ‘그냥 덮어둘 일이지 친구끼리 무슨 고소까지 하느냐’며 힐난하더라구요. 그 피해자 가족이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컸겠어요.”

여형사기동대 시절 해결했던 이 사건을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피해 여아와 엄마가 사건을 해결해줘 고맙다며 경찰서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해준 일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피해 여성을 오히려 가해자로 만들면서 얼마나 억압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동래경찰서로 발령이 나자마자 강력반에서 근무하기를 자청했다. 여형사이다 보니 여성 관련한 성범죄 사건도 많이 다뤘지만 그가 맡는 사건은 강간, 강도, 마약, 살인 등 이름만 들어도 살벌한 강력범죄가 대부분이다. 그 중 마약 관련 범죄가 가장 다루기 힘들다고.

형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경찰이 됐으면 경찰다운 일을 해야 한다며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한 남자 선배를 그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때 ‘여자가 무슨 형사냐’는 반응이 돌아왔다면 ‘형사 체질’이라는 지금의 그를 만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특진 소식을 듣고 상관에게 찾아가 ‘은혜(?)를 갚기 전에는 절대로 강력반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을 만큼 형사 업무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그는 많은 여경들이 형사 분야에 뛰어들어 남다른 보람과 사명감을 느끼게 되길 희망한다. 자신이 그러했듯이.

신민경 기자 minks02@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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